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예상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한 해 프로야구의 대미를 장식하는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1일 SETEC 제 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투수, 포수를 비롯한 10개 포지션에서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들에게 '황금장갑'이 주어진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후 골든글러브 수상자 명단에도 그들의 이름이 포함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 1999년 펠릭스 호세(외야수 부문·당시 롯데), 다니엘 로마이어(지명타자 부문·당시 한화)가 처음으로 수상한 이래 10명의 선수가 외국인으로서 국내 프로야구에서 황금장갑을 끼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개의 골든글러브가 모두 국내선수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2006년 이후 4년만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외국인 선수 중 투수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 16명 중 14명이 투수였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수 있는 확률은 투수에 비해 야수가 상대적으로 높다. 전체 투수와 야수 비율은 1:1에 가깝지만 투수 중 골든글러브 영광은 단 한 명만 안을 수 있다. 실제로 그동안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10명의 외국인 선수 중 투수 출신은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와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KIA), 두 명에 불과하다.
올시즌을 앞두고도 이러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시즌 외국인 비율도 투수가 14명이나 됐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타자는 삼성 유니폼을 입은 라이언 가코와 넥센 소속의 코리 알드리지 밖에 없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예상은 현실로 다가왔다. 상대적으로 골든글러브를 탈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타자인 가코와 알드리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중반 한화가 카림 가르시아를 영입했지만 경기수와 타율에서 2% 부족했다. 결국 이들 모두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투수 중에는 더스틴 니퍼트(두산),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이상 LG), 라이언 사도스키(롯데) 등이 안정적인 투구를 보였지만 이들 중 골든글러브 수상 후보에 오른 선수는 니퍼트 뿐이다. 야수에 비해 투수 부문은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대부분의 외국인 투수들이 후보에서 탈락했다.
그나마 후보에 오른 니퍼트도 현실적으로 수상은 힘들어 보인다. 니퍼트는 평균자책점 2위(2.55), 다승 3위(15승)에 오르는 뛰어난 투구를 펼쳤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인 'MVP' 윤석민(KIA)이 있다. 여기에 아시아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운 오승환(삼성)도 너무나 높은 벽이다.
이로써 2년 연속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자 전멸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이는 1998년 외국인 선수 도입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은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투수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2012시즌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역대 외국인 선수 골든글러브 현황
1998년-0명
1999년-2명 (외야수 호세, 지명타자 로마이어)
2000년-1명 (지명타자 우즈)
2001년-0명
2002년-1명 (유격수 브리또)
2003년-0명
2004년-1명 (외야수 브룸바)
2005년-2명 (외야수 서튼, 데이비스)
2006년-0명
2007년-1명 (투수 리오스)
2008년-1명 (외야수 가르시아)
2009년-1명 (투수 로페즈)
2010년-0명
2011년-0명?
[사진 =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두산 더스틴 니퍼트]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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