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극장가 비수기로 불리는 2월을 한국영화가 점령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일 윤종빈 감독의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개봉과 함께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부터 5위까지의 순위를 차지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2일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는 개봉 당일 전국 598개 스크린에서 16만 4531명을 동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난달 18일 나란히 개봉한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이 전국 409개 스크린에서 7만 509명, 이석훈 감독의 '댄싱퀸'이 전국 412개 스크린에서 5만 4838명을 동원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4위와 5위는 각각 1일 개봉한 한지승 감독의 '파파'와 지난달 26일 개봉한 한상호 감독의 '점박이:한반도의 공룡3D'였다. '파파'는 2만 8312명, '점박이:한반도의 공룡3D'는 1만 4103명이 관람했다.
이런 추세는 약 1주일 동안 계속됐다. 9일 외화들이 몰려오면서 5위 자리를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게 뺏길 때 까지였다. 비록 5위를 내 주긴 했지만 장시간 1위부터 5위를 한국영화가 싹쓸이 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게리 올드먼이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물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슬랩스틱 브라더스', 베를린·토론토·유럽연합·국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된 데틀레프 벅 감독의 '스롤란 마이 러브' 등 큼직큼직한 영화들이 한날 동시에 개봉하며 박스오피스 1위부터 5위까지 점령한 한국영화의 자리를 노렸다.
하지만 관객들의 선택은 한국영화 쪽으로 기울었다. 개봉 당일인 9일 박스오피스에서 1-4위를 한국영화가 차지한 점, 많은 관객들의 발이 극장으로 향하는 주말 예매율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1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실시간 예매율 1위를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40.6%)가 차지했으며, '댄싱퀸'(11.3%), '부러진 화살'(9.5%), '점박이:한반도의 공룡3D'(6.7%)이 3위부터 5위까지 올랐다.
이처럼 한국영화들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대작들에게 밀리지 않고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완성도가 높으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회적 코드 가미,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떠올리게 만든 영화들이 남녀노소에서 사랑받았던 점도 특정 연령대의 지지를 받는 경우가 많은 외화를 제칠 수 있었던 힘으로 분석된다.
2월에 개봉할 한국영화로는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와 이나영이 주연한 '하울링'(16일 개봉), 전계수 감독이 연출하고 하정우와 공효진이 주연한 '러브픽션'(29일) 등이 있다. 한국영화들이 할리우드 영화로 대변되는 외화들을 따돌리고 박스오피스를 물들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부러진 화살' '댄싱퀸'(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3D' '워 호스']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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