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26'년이 관객의 성원을 등에 입고 영화제작 재개를 알렸다.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26'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26'년의 제작사 영화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 원작자 강풀 만화가, 굿펀딩의 신현욱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세 사람은 그동안 영화 제작시도가 매번 무산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과 앞으로의 계획, 26일부터 기부를 받기 시작한 새로운 영화 제작방식인 크라우드 펀딩에 대해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 프로젝트에 소액을 기부, 후원하는 자금조달 방식으로 대기업의 투자를 받기 힘든 '26'년이 선택한 초강수다.
최용배 대표는 "'26'년 제작을 위한 국민 소원 운동을 시작했다. 어제 하루 보내준 후원과 지지를 보며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보내왔던 제 나름대로의 어려움에 대한 위안이 됐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후원해주셔서 정말 이 분들과 함께 이 영화를 꼭 만들어서 완성된 영화를 함께 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용배 대표가 처음 웹툰 '26'년의 영화화를 기획하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봄으로, 괴물 촬영을 완료하고 후반작업과 개봉준비에 한창일 때 영화화를 결정했다.
그는 "광주 항쟁을 담은 영화나 문화가 대부분 그 당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많았지만 '26'년은 그것을 배경으로 현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 점이 인상 깊었다"며 "현재진행형의 5·18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 만화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고통 받은 당사자들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부끄러운 현실을 영화를 통해 돌아보고 싶었다"고 제작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26년'은 그동안 투자자들 중 일부가 투자를 철회했고, 이후 계속된 추가 투자 노력에도 영화제작은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극 중 주인공들이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그린 만큼 '어떠한 외압'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일었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투자자들이 초기에 관심을 보이고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투자 의지를 전달해준다. 투자자 대표가 찾아와 관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본의 아니게 투자를 못해주게 됐다면서 정황들을 얘기했다. 본의 아니게 불가피하게 투자를 못해주게 됐다 그런 내용을 들었다"고 외압설에 대해 언급했다.
또 "외압이라는 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느껴지긴 했다. 바람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고 어려움을 표했다.
이에 '26'년은 소액 투자를 받아 영화를 제작하는 방법을 택했다. 목표 금액은 10억, 전체 금액인 60억의 6분의 1수준이지만 이런 움직임이 투자자들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최 대표는 "투자 의향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있다. 10억으로 투자자들을 늘려가려 한다. 결과가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확정하게 하고, 금액을 늘리게 하고, 투자자들의 투자의지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화화를 기다리는 관객 외에도 재능기부를 통해 영화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밝힌 이들도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던 세 곳 중 한 곳인 개미스폰서는 어제 하루 목표금액인 1000만원을 모두 채웠고, 굿펀딩은 27일 오전 4700만원이라는 금액을 모으는 등 동참열기도 뜨겁다.
여기에 원작자 강풀의 지지도 힘을 싣고 있다. 영화가 오랜 시간 제작이 불발됐던 만큼 이미 판권 계약이 끝난 상태지만 그는 판권을 회수하지 않은 채 청어람의 '26년' 영화화에 지지를 보내는 중이다.
2012년 개봉되는 영화 '26년'은 지난 2008년의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한다. 그동안 시간의 간극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긴 하지만 기존 정신을 살릴 계획이다. 목표대로 진행된다면 오랜시간 준비했던 영화인 만큼 오는 11월 개봉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어제 하루와 오늘을 지내면서 영화를 개봉해 스코어 보는 것 같은 순간적 착각이 들었다. (펀딩이 진행되는) 26일간 많은 분들이 지지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크랭크인을 열흘 앞두고 제작이 무산됐던 '26'년이 관객들의 소망에 힘 입어 2012년 스크린에서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굿펀딩 신현욱 대표, 영화사 청어람 최용배 대표, 만화가 강풀(위 왼쪽부터). 웹툰 '26'년]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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