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윤욱재 기자] 무려 7년 만이었다.
2005년 5월 22일 문학 현대전에서 3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을 안은 것이 그의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다. 이후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서기까지 무려 2552일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다. 마지막 등판도 2010년 9월 26일 문학 넥센전이었으니 그에겐 등판 자체만으로 '감격'이었던 것이다.
SK는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 제춘모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한때 SK는 파란 유니폼을 입은 시절이 있었다. 2003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감격을 맛봤을 때 제춘모는 선발투수로서 팀 전력의 주축이었다.
입단 첫 해인 2002년 9승 7패 평균자책점 4.68을 올리며 기대주로 인정받은 그는 2003년 10승 6패 5홀드 평균자책점 4.89로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날개를 펴는 듯 했다. 그러나 2004년 4승 4패 평균자책점 5.88에 그친 그는 2005년 2경기 등판에 그치며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기나긴 터널을 지난 그는 2009년과 2010년 2경기씩 등판하는데 그쳤고 그렇게 그의 이름은 잊혀졌다.
그래서일까. 빨간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 이날 그의 최고 구속은 139km. 싱싱한 어깨로 빠른 볼을 뿌리던 과거와는 달랐다.
그러나 낯선 모습을 뒤로한 채 그는 묵묵히 호투를 진행했다. 3회초 오지환에게 136km짜리 직구를 던진 게 좌월 솔로 홈런이 되면서 첫 실점을 했지만 제춘모에게 더이상 실점은 없었다.
이날 경기 전 "체력 안배를 하지 않겠다. 1구 1구 끝까지 던져보겠다"라며 애초 긴 이닝을 던지는 걸 기대하지 않은 그였다. 그런 그는 절실했고 그 결실은 7이닝을 책임졌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끝내 팀 타선은 터지지 않았다. 무득점으로 침묵한 타선 때문에 제춘모는 패전투수가 돼야 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잊혀진 이름' 제춘모의 화려한 귀환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제춘모.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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