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난 스프링캠프서 롯데는 권두조 수석코치의 지도로 수비 훈련량을 부쩍 늘렸었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약점이었던 롯데는 실제로 선수들의 수비능력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30일 현재 롯데의 실책은 27개로 넥센과 함께 리그 최다 3위다. 106개의 실책을 범한 지난해의 페이스는 아니지만, 올 시즌에도 실책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29일 부산 LG전서 롯데의 기록된 실책은 3개였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는 몇 차례 더 있었다. LG가 이날 16안타를 때리고도 적시에 불러들이지 못해 5점에 그쳤지만, 사실 롯데는 선발 고원준이 마운드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어수선한 수비를 하며 경기 초반 승부가 넘어가더라도 할 말이 없는 경기를 했다.
2회초 선두타자 큰 이병규는 평범한 좌전안타를 쳤지만, 좌익수 김주찬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뒤로 흘려 무사 2루 위기를 맞이했다. 원 히트 원 에러. 이어 2사 3루 위기에서 서동욱의 2루 땅볼 때 2루수 조성환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내야안타를 만들어주며 동점을 내줬다. 1-2로 뒤진 5회에도 2사 1,2루에서 전준우가 정성훈의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성 타구를 잡은 뒤 글러브를 오므리다 그만 타구를 뒤로 흘리는 실책을 범해 그대로 1점을 추가로 내줬다.
3-4로 추격한 7회초 무사 1루 위기에서도 왼손 강영식이 2루로 뛰려는 1루주자 큰 이병규의 모션을 완전히 빼앗았고, 1루수 박종윤에게 송구했지만, 박종윤이 잽싸게 2루로 뛰는 큰 이병규를 태그아웃하기 위해 유격수 박준서에게 송구한 볼이 외야로 빠져 이병규를 2루에서 살려줘 큰 위기를 자초했다. 이밖에도 이날 롯데 내야진은 유독 불안한 수비를 했다.
물론 이런 경향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 야구장 석면 파동이 일어난 뒤 그라운드 흙을 전면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흙이 제대로 다져질 시간이 없었고, 롯데 내야진은 시즌 초반 내야 불규칙 바운드로 여러 차례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어떤 부분에는 흙이 많이 덮여 있어 내야수들과 주자의 스파이크 자국을 맞은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켰고, 또 다른 부분에는 흙이 적게 덮여 있어 타구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했다. 이에 적응하기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29일 경기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실책으로 둔갑된 건 없었다. 특히 외야수들이 기록한 2개의 실책은 실점과 직결돼 롯데에 꽤 뼈아팠다. 롯데가 이날까지 기록한 27개의 실책이 100% 그라운드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 시즌 롯데의 수비는 지난해보다 분명 나아졌다. 수비가 좋은 박종윤이 주전 1루수가 됐고, 역시 수비가 좋은 신인 신본기의 등장으로 경기 종반 박빙 승부에서 다양한 수비 옵션을 취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9일 경기서 보듯 수비가 좋은 선수도 실책을 범하기 마련이다. 기계가 아닌 인간이니 당연하다. 결국 매일 피곤한 순위 다툼 속에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해답이다. 롯데에 실책 주의보가 내려졌다.
[덕아웃에서 나오는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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