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와 LG 불펜진의 투구가 눈이 부셨다.
30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와 LG가 시즌 7차전을 가졌다. 전날까지 3승 3패로 동률인 가운데 이날도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양팀 선발은 롯데 이용훈과 LG 벤자민 주키치. 5⅔이닝과 6이닝을 각각 2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두 팀의 불펜 맞대결이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연장 11회 롯데 강민호가 LG 김기표에게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롯데가 승리했지만, 롯데 불펜진은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LG가 4⅓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했다. 희비는 엇갈렸지만, 두 팀 모두 호투했다.
불펜진을 먼저 가동한 쪽은 롯데였다. 양승호 감독은 선발 이용훈이 6회 연이어 LG 타자들에게 날카로운 타구를 내주자 호투하던 이용훈을 내리고 과감하게 강영식을 투입했다. 강영식은 오지환을 삼진 처리하면서 이용훈의 실점을 2점에서 막아줬다. 이어 7회 시작과 함께 롯데 불펜 에이스 최대성이 등판했다. 최대성은 5월 초순 극심한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회복세에 있었다.
하지만, 최대성은 김태완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어딘가 모르게 투구폼이 흔들렸다. 후속 김용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오른쪽 무릎을 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후속 박용택에게 초구 볼을 던진 뒤 자진강판했다. 이명우가 부랴부랴 마운드에 올랐지만, 최대성을 대신해 이닝을 길게 끌었다. 이명우는 박용택을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고, 8회와 9회를 연이어 삼자범퇴로 넘겼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왔다. 이명우는 10회초 김용의와 박용택을 연이어 범타 처리하면서 3⅓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음에도 양승호 감독은 투수를 마무리 김사율로 교체했다. 과감하게 최대성을 내린 데 이어 또 한번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김사율은 등판하자마자 이병규를 1루수 실책으로 내보낸 데 이어 정성훈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서동욱을 1루수 번트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그러자 11회에는 안정을 찾았다. 김태군을 3구 삼진으로 처리했고, 오지환을 1루 땅볼, 김태완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김사율은 동점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8개의 공만 던졌다. 정황상 11회 강민호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 12회에도 충분히 나설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양 감독의 공격적인 투구 교체가 성공한 경기가 됐다.
LG는 비록 끝내기 안타를 맞았으나 올 시즌 뒷문의 힘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LG는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가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진 뒤 강판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주키치를 7회에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올 시즌 7경기서 100개가 넘는 볼을 던진 주키치였기에 동점 상황에서의 강판은 의외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불펜 투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7회 등판한 우규민은 9회까지 3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특유의 지저분한 볼끝을 앞세워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7~8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잡아낸 뒤 9회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강민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박종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문규현을 2루 땅볼로 잘 처리했다. 10회에는 이동현이 김주찬, 손아섭, 전준우를 연이어 범타로 잡아냈다.
그러나 LG는 11회 이상열이 롯데 김문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역전 주자를 내줬다. LG는 김기표를 투입했지만, 1사 1,2루 위기에서 강민호에게 끝내기 중전 적시타를 맞아 패배하고 말았다. LG는 경기 막판 투수 교체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29일 경기에 나선 봉중근의 연투 불가능함을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만하면 양팀 불펜진이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더 이상 과거 등판하기만 하면 얻어터지던 양팀의 불펜이 아니다. 롯데와 LG는 올 시즌 괜찮은 마운드를 보유한 팀이라는 게 입증됐다.
[승리투수가 된 김사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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