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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저는 '주병진 토크 콘서트'를 그만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아껴주신 시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는 앞으로 새로운 방송 환경과 시청자들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 연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주병진이 '주병진의 토크콘서트'와 이별을 알렸다.
주병진이 방송인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은 연예가를 달궜다. 주병진은 1999년 SBS '주병진의 데이트라인' 이후 12년 만에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이하 '주토콘') 진행자로 돌아왔고, 높은 관심과 환영을 받으며 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유독 시청률만큼은 그를 환대하지 않았다.
1990년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통해 국민 MC로 자리잡은 주병진은 이후 1997년께까지 '주병진의 나이트쇼', '주병진의 데이트라인' 등을 거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지난해 8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 녹슬지 않은 재치와 입담으로 공백기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하지만 그에게 '주병진 토콘'은 영광스럽지 못한 이력으로 남게 됐다. 정통성을 살리려 했지만, '주토콘'은 많은 토크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뭔가 차별점이 부족했다. 지난 1월 제작진이 긴급 교체되고 프로그램 포맷도 대대적으로 개편되는 등 전면적인 쇄신을 꾀했지만 시청률 반등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
그래도 주병진은 1회부터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살리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며 달라진 방송 환경과 시청자의 구미에 알맞게 맞춰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요지부동 한자릿수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자 그는 자진하자 의사를 밝히며 1년도 채 안 된 '주토콘'의 종영을 알렸다.
지난달 10일 주병진과 노사연은 함께 MC로 나서 '주토콘' 녹화를 마쳤다. 이로써 주병진 단독진행에서 2MC 체제로의 변화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주병진의 하차와 함께 오는 7일 '주토콘'은 폐지를 맞는다. 이로써 오는 7일 종영할 '주토콘'은 주병진과 노사연의 재회로 마지막을 장식할 전망이다.
주병진은 지난해 '주토콘' 제작발표회에서 예상외로 빨리 종영됐던 비슷한 포맷의 토크쇼 '박중훈 쇼'에 대해 "나는 시청률 때문에 좋은 프로가 짧은 생을 사는 것이 안타깝고 화가 난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그는 "시청률에만 연연하다 보면 국민은 뭐가 되나.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자극적인 프로만 보게 된다면, 시청자들이 왜곡된 가치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주병진도 시청률에서 자유롭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그의 컴백은 '12년'이란 숫자가 더한 무게감이 아닌 당시 국민 MC로 깔끔한 진행 솜씨를 선보이며 신사같은 유머 감각으로 전성기를 누린 업적에 따른 환송이었다.
아무리 12년 전 이야기라도 명성은 흐려지지 않는다. 시청률 부진에 따른 부담감과 책임을 떠안고, 하차란 결단을 내렸지만 절대 초라하지 않다. 다시 돌아올 때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향한 의욕적인 시도를 한다면 그의 재기는 불가능하지 않다.
시청률에만 연연하지 않고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자극적인 프로가 아닌 프로그램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 주병진이 이끌어가고 싶던 '주병진의 토크콘서트'를 생명력 있게 불어넣을 방법은 또 다른 방송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12년 전에 입증된 그의 가능성이 가물거릴지라도 주병진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영예롭지 못한 퇴장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 없길 바란다. 배움의 시간을 보낸 주병진이 또다시 일어설 시간이다.
['주병진 토크 콘서트'를 이끈 주병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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