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새로운 원투펀치의 탄생이다.
롯데가 26일 부산 한화전서 승리하며 같은 시각 삼성에 패배핸 SK를 제치고 5월 6일 이후 51일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선두 탈환을 이끈 주역은 단연 좌완 에이스 쉐인 유먼이었다. 유먼은 6⅔이닝 3피안타 10탈삼진쇼를 펼쳐 롯데의 선두 복귀를 이끌었다. 유먼은 올 시즌 6승 2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유먼은 올 시즌 서클체인지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먼의 대표적 투구 래퍼토리는 140km 중반대 직구를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깊숙하게 찔러 카운트를 잡은 뒤 바깥쪽으로 흐르는 서클체인지업으로 헛스윙 혹은 범타를 이끄는 것이다. 그러다 바깥쪽에 꽉 차는 직구로 승부하거나 간혹 슬라이더나 투심을 섞어 혼선을 주는 정도다. 사실 평범한 패턴이다. 스트라이크 존 양쪽 좌우, 상하 모서리를 공략한 다음 그 가상의 점을 이으면 X자 모양이 되는 것, 투수의 기본 볼 배합이다.
하지만, 타자들은 알고도 못 친다. 제구력이 정말 좋기 때문이다. 올 시즌 유먼의 볼넷은 단 28개다. 경기당 겨우 2번 정도만 공짜출루를 허용했다. 평균자책점 2.25는 브랜든 나이트(넥센)에 이어 리그 2위이고, WHIP도 1.06으로 리그 2위다. 피안타율은 0.210으로 리그 최소 1위다. 탈삼진도 77개로 류현진(한화)에 24개차로 접근하며 2위에 올라 있다. 퀄러티스타트도 10회로 리그 최다 3위이고 10회중 6번이 7이닝 2자책점 이하 특급 퀄러티스타트다. 유먼이 고비마다 롯데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먼이 용병 에이스라면, 이용훈은 토종 에이스다. 올 시즌 이용훈의 재기 드라마는 이미 널리 알려졌다. 주형광 투수코치보다 겨우 1살 어린 이용훈은 현재 롯데 투수진 맏형이다. 프로 13년동안 단 1번도 10승을 하지 못했고 2005년 손민한과 함께 잠깐 원투펀치로 활약했지만, 2006년 어깨 수술로 하향세를 탔다. 그러나 올 시즌 보란듯이 재기해 송승준, 라이언 사도스키보다도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7승 2패 평균자책점 2.41로 다승, 평균자책점 모두 리그 4위다.
직구 위주의 투구에서 탈피해 슬라이더,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진다. 유먼과는 달리 볼 끝은 덜 묵직해도 타자의 타이밍을 흐리는 싸움을 터득했다. 공의 실밥을 물어뜯어 부정투구 논란을 겪었지만,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고 도리어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 24일 잠실 LG전서는 8회 1사까지 퍼팩트 피칭을 하는 등 요즘 롯데 마운드는 이용훈을 빼놓고는 설명이 안 된다.
유먼과 이용훈은 현재 13승을 합작했다. 롯데의 34승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더구나 유먼의 승률은 0.750, 이용훈은 0.778이다. 3할의 스포츠이자 5할 승률에 목 매는 프로야구에서 이들의 승률은 곧 롯데의 믿을 구석이다. 또한, 기존 원투펀치로 대접받았던 송승준과 사도스키는 올 시즌 합작 7승 8패, 승률 5할도 되지 않는다. 평균자책점도 4.10과 4.93으로 원투펀치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성적이다. 대신 유먼과 이용훈이 바통을 이어받아 올 시즌 롯데 원투펀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2위로 떨어진 SK와 3위 삼성도 근본적으로 원투펀치에 대한 고민이 많다. SK는 마리오 산티아고와 송은범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김광현과 짝을 지을 마땅한 투펀치가 없다. 삼성도 선발진들의 실력이 고르지만, 확실한 1승 카드가 없는 건 여전한 약점이다. 하지만, 롯데는 다르다. 유먼과 이용훈이 선발로 나선 경기서 15승 6패 2무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기에 수비 불안 속에서도 선두에 올라섰다. 향후 롯데가 선두를 지킬 수 있는 힘을 살펴보려면 일단 이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유먼과 이용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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