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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26년간 치매 중증에 걸린 노모를 모셔 '효녀상'을 타기까지 한 가수 이효정이 끝내 모친상을 당해 주변 가요계에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효정의 노모인 김랑구씨가 치매 질환으로 오늘(27일) 오후 2시 15분 딸의 극진한 간호에도 불구,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로 현재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전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모셔졌다.
이효정은 27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모와 나, 그리고 딸을 주인공으로 한 노래를 녹음하러 나간 사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실용음악과에 다니는 딸의 작곡하고 자신이 작사한 '엄마와 딸'이란 노래와 노모를 주인공으로 한 '가신 님' 이란 두 노래를 녹음하러 북아현동집을 나서 녹번동 '예음사 녹음실'에 들어서던 차에 노모의 별세소식을 전해들은 것.
이효정은 "마침 어머니와 딸, 그리고 나 세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노래를 녹음하려는데 돌아가셔서 더욱 기가 막히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가신 님'은 그녀가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를 대비 미리 준비해놓았던 곡이라고 한다.
이효정은 지난 1987년부터 26년간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셔 지난 2006년 연예협회에서 주는 효녀상을 타기도 했다. 노모는 대소변을 못가릴 뿐 더러 사람을 때리고 욕도 하는 치매중증으로 가족들이 고생해왔다. 하지만 이효정은 간병인도 두지 않고 연예활동중에도 직접 노모를 모셔왔으며 심지어 지난 2006년에는 자신도 교통사고를 당한 상황에서 옆 병상에 어머니를 입원시키고 직접 돌보아 주변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이같은 효행이 널리 알려져 KBS 다큐멘터리 '생로병사의 비밀', '인간극장' 등의 프로그램에서 이효정을 주인공으로 다뤘다.
지난 2008년에 노모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실어증에 폐렴증세까지 겹쳐 병원서 포기했을 정도로 할 위급했었다. 이후 3년간 위에 위류관을 꼽고 음식을 섭취하며 식물인간으로 지냈지만, 이효정은 2009년에 여의도 6.3빌딩에서 동료선후배 가수인 현숙 최진희 배일호 조항조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수연(米壽宴)을 열어드렸던 것. 그러던 노모가 지난해 4월 기적같이 말뭉이 트이고 팔 다리를 움직이는 기적같은 일이 있어났지만, 결국 1년 남짓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효녀가수답게 이효정은 '우리 어머니'란 히트곡을 냈다. 유족으로는 이효정과 그녀의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다니며 인디 록그룹 '투에니포아워즈(24Hours)'에서 활동하고 있는 딸, 그리고 어머니와 할머니에 영향받아 백석대에서 사회복지학과 전공을 택한 아들이 있다.
[7년전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방송을 위해 노모(왼쪽)와 함께 한복 기념촬영을 한 이효정.(마이데일리 사진DB)]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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