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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미스터리 수사극의 진면목을 전하며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유령'(극본 김은희 연출 김형식 박신우)에서 '쪼린 감자'로 불린 배우가 있다. 송하윤은 사이버 세계의 폐해를 고발한 무겁고 무거운 이 드라마에서 쪼린 감자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 '화차', '나는 공무원이다' 등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끈 이 배우는 '유령'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켰다. 이름보다 쪼린 감자를 기억해주는 시청자들이 더 많았지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만 26살의 이 여배우는 이제서야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유령' 종영 후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어요."
'유령' 종영일 다음 날 만난 송하윤은 '마지막회를 봤나'라는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웃음 뒤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마지막회가 끝나고 가슴이 아팠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이 아파요. 원래 그런거죠?'라고 문자를 보냈어요. 감독님께서 '잘 해냈다. 수고했다. 밥 먹자'라고 답해주셨어요. 먹먹한 느낌이었어요. '그동안 시청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보니 실감이 났어요."
'유령' 마지막회는 정말 '유령'다웠다. 박기영(소지섭)은 SNS를 이용, 조현민(엄기준) 회장을 압박했고 그에게 그가 죽인 신효정(이솜)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 조현민 회장은 신효정을 밀어 떨어뜨린 그 곳에서 몸을 던졌다. 이런 결말 속에서 미친소 권혁주(곽도원) 경감과 짝이 되는 송하윤의 결말 역시 송하윤다웠다.
"결말은 마음에 들어요. 곽도원 선배님과 커플이 된 것은 시놉에 있긴 했지만 정확한 것은 없었어요. 선배님과 제가 티격태격하는 것이 예뻐 보였는지 그렇게 써 주신 것 같아요."
송하윤의 국민별명이 된 쪼린 감자도 곽도원과의 좌충우돌 로맨스에서 나왔다.
"원래 대본에는 '조린 감자'였어요. 그런데 촬영에 몰입하다보니 억양이 그렇게 나온 것 같아요. 선배님은 저에게 '쪼린 감자같이 생긴게'라고 하셨고 저는 '나도 못생긴 사람은 싫다'라고 했었죠.(웃음)"
극중에서는 서로 치고 받는 애증의 관계이자 로맨스의 대상이었지만 현실 속 곽도원은 송하윤의 멋진 연기 스승이었다.
"곽도원 선배님께서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세요. 또 순간순간 대사를 맞춰가며 습득해 오신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 점에 부합하기 위해 항상 현장에 1~2시간 일찍 가서 준비했어요. 연기에 있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극중 송하윤의 역할은 인터넷 매체 트루 스토리 최승연 기자다. 처음하는 기자 역할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 컴퓨터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송하윤은 연기에 임하는 자연스러운 자세로 배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극중 승연이란 캐릭터가 기자이긴 하지만 대학에서 갈 곳이 없어 여기저기 지원하다 된 것이거든요. 저도 기자 역할에서 오는 부담감에 현장 선배님들께 많이 여쭤보고 고민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캐릭터를 편하게 표현하면 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날 송하윤은 인터뷰 전 사진 촬영에 임했다. 여느 배우와 다르게 유독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제작발표회 당시 카메라 앞에서 어쩔 줄 몰라했던 모습이 생각났다. 연기에 임할 때 눈빛이 변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기자로서 유독 사진찍기에 약한 그녀의 모습이 생소했다.
"연기할 때는 안 그런데 사진은 항상 어려워요.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작품 외적인 것으로 주목받을 때 너무 힘들어요. 현장에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현장체질인가봐요.(웃음)"
▲"동네 아이들이 쪼린 감자 어디가냐며"
김미선이 본명인 그녀는 김별이란 이름에서 '여름 햇빛'이란 뜻의 송하윤이란 이름을 가졌다. '유령'은 송하윤이 자신의 이름을 바꾸고 임한 첫 작품이다. 그렇다보니 더욱 애착이 간다. 이름 탓일까 송하윤은 이제 날개를 달았다.
"알아보는 사람이 생긴게 신기해요. 얼마 전에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슈퍼에 가려고 나왔는데 동네 꼬마애들이 모여 '쪼린 감자 어디가냐'라고 하는 거에요. 또 동네 할아버지께서는 '너가 8층에 사는 감자냐. 잘 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그 동네에서 10년 넘게 살았는데 정말 신기하면서도 감사했어요."
집에있는 시간보다 현장에 있는 시간이 더 좋았다며 밝게 웃는 송하윤의 모습에서 그녀가 작품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스타가 되기보다 시청자. 관객 들과 친해지고 싶어했다.
"화려한 것보다 솔직하고 편안하면서도 때로는 친근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송하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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