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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고가의 의상에 대해 스스로 입을 열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피에타'(감독 김기덕)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기덕 감독은 "아무도 질문하시지 않겠지만"이라며 입을 연 뒤 "의상 정확하게 보여드리겠다. 150만원 짜리입니다. 바지가 60만원"이라며 벌떡 일어섰다.
그의 갈옷 의상은 베니스영화제 폐막식에서 입었던 것으로 소박해 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200만원대 고가라는 점이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의상을 언급한 뒤 "'두드림' 녹화를 가는데 옷을 찾아봐도 긴 바지에 티셔츠 밖에 없더라. 티셔츠도 땀에 절어있었다"며 "지하철 타고 한 시간 먼저 갔다. '두드림' 녹화 전까지 시간이 별로 없던 상황에서 막 헤매는데 어느 옷 가게가 보이더라. 그냥 무작정 들어갔다. 제가 워낙 파스텔 톤의 침전된 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옷을 자신있게 골랐다. 10만원 20만원 하겠지하고 살 것처럼 직원한테 물어도 보았다"고 옷을 구입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자옷인지도 몰랐다. 아무나 입어도 된다고 해서 골랐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그런데 옷을 고르시던 아주머니 두 분 중 한 분이 가격을 묻자 150만원이라고 답하는 것을 듣고는 덜컥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간이 얼마 안 남기도 하고 (결국 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 옷을 입고 1년동안 열리는 영화제 가야한다. 작년에 제가 칸에서 입은 옷, 두꺼운 승복도 1년 꼬박입었다. 이 신발은 칸 영화제 끝나자마자 사서 1년째 하루도 안 신은 적이 없다. 30만원 짜리라고 (기사가) 나왔는데 가격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며 "과거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집에 초대돼 가본 적이 있었는데 사소한 의자 하나도 다 계산이 안되는 예술품이더라. 남편들이 개같이 돈을 벌고 메이저라고 하는 사모님들은 문화와 자선을 한다. 앞뒤가 안 맞다. 극장도 그렇고"라며 "그분들도 저녁 먹으러 갈 때 이 것보다 비싼 옷 입고 갈 것이다"며 의상과 관련된 변을 마무리 했다.
잔인한 사채업자 강도(이정진)에게 어느 날 갑자기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피에타'는 제 69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그간 한국 영화계에서 이단아로 살아온 김기덕 감독의 굴곡진 인생사까지 새롭게 조명되면서 '피에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기덕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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