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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는 조금 다른 실장님이 등장한다. 바로 이희준이 연기한 천재용이다.
그동안 드라마 속 실장님은 반듯한 얼굴에 스마트한, 차갑고 도도한 말투 등의 이미지가 그려졌다. 하지만 '넝굴당' 속 천재용은 산만하고 잘 토라지고, 칭얼거리는 등 실장님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것이 바로 이희준표 실장님이다.
▲ 첫 대본 리딩때 선배님들이 수근 거렸어요
'넝굴당'에 천재용은 지방 출신에 누나들만 있는 독자다. 이희준은 천재용의 이런 집안 분위기를 캐치했고, 색다른 실장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조금 다른 실장님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사투리를 조금 더 노골적으로 쓰고, 좀 더 촌스럽게, 누나들만 있는 독자니까 유아적이고 애같이 표현을 했죠. 그게 통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실장님들과는 조금 다르죠?"
처음부터 이런 이희준표 실장님이 인정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주말드라마의 특성상 '넝굴당'에는 선생님급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했다. 첫 대본 리딩에서 이희준은 선배님들의 수근거림을 들어야 했다.
"첫 대본 리딩이었는데, 선생님들이 수근거리더라고요. 누구나 멋지고 잘생긴 실장님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제가 연기하는 천재용은 그런게 아니니까. 그런데 방송이 2~3회정도 나간뒤부터는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조윤희씨한테 들었는데 장용 선배님은 제 캐릭터가 좋다고 따라하기 까지 했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 천재용과 저는 70% 닮은꼴이에요
드라마가 종영한 뒤 이희준의 인터뷰를 위해 만났을 당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넝굴당' 속 천재용을 상상하고 있었지만, 막상 대면한 이희준은 몹시도 진지했고 어른스러웠다. 천재용과 이희준은 얼마나 닮아 있느냐고 물어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저와 천재용은 70% 정도 닮아있어요. 저도 장난기가 많고 아이같은 면이 있긴 하지만, 사회적 가면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천재용은 많이 드러내는 편이지만 이희준은 실제로 많이 드러내지 않죠. 지금 제 모습이 진지해보인다면 성공이네요.(웃음)"
이희준이 '넝굴당'을 통해 범국민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밝은 모습만을 기억하지만 사실 천재용은 이희준이 가지고 있는 일부의 모습이다. 영화 '화차' 속 어두운 남자 노승주 역부터 KBS 2TV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에서는 고기자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넝굴당' 시청률이 잘 나와서 천재용이 특별할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좀 민망해요. 천재용도 '화차' 속 어두운 노승주도 모두 제 새끼 같거든요. 모두 제 자식들이에요. 짧은 출연이라도 온 마음을 다 해서 연기하니까요."
주말드라마의 특성상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은 오랜 시간동안 함께한다. 미니시리즈보다 더욱 돈독하고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이희준은 여전히 '넝굴당' 식구들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마치 가족과 헤어진 기분이라고.
"여전히 다들 보고싶죠. 한 가족처럼 오랜 시간을 지내서 정말 좋아하는 가족들과 헤어진 기분이에요. 현실적으로 이 멤버 그대로 다시 만나긴 불가능 하잖아요. 하지만 그것도 받아 드려야죠. 또 다른 팀을 만나 온 마음을 다해 정들여서 작품을 해야해요. 헤어짐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인것 같아요."
[이희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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