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2인 마운드 체제. 그 속에 희망과 고민이 있다.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양팀 모두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했다는 점이다. 삼성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39로 1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삼성의 원천은 근본적으로 마운드에 있다. 그런 삼성이 투수를 12명으로 꾸려 막강 마운드로 한국시리즈를 접수할 기세다. 부상 중인 권오준과 정인욱이 탈락한 대신 심창민과 김희걸이 엔트리에 등록됐다.
SK도 플레이오프와는 달리 한국시리즈서는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구성했다. 플레이오프서 부진했던 내야수 최윤석 대신 데이브 부시를 집어넣었다. 삼성의 막강 마운드와 대적하기 위해선 마운드 보강은 불가피했다. 한국시리즈가 중반이 지날 경우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른 투수들의 피로도를 감안한 이만수 감독의 결단이다.
▲ 삼성, 올해도 막강 1+1 선발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1+1 선발진을 운영했다. 1경기에 선발투수를 2명 집어 넣었다. 삼성 선발진이 막강하기에 가능했다. 지난해엔 차우찬과 정인욱이 선발투수가 흔들릴 때 즉각 투입됐다. 단기전서는 흔들리는 선발투수를 두고 볼 수 없다. 게임도 내줄 수 없다. 불펜 필승조를 투입하기에도 이른 시점이라면 선발투수 1명을 넣어 흐름을 돌려놓길 원한다.
사실 1보다, +1에 방점이 찍힌다. 삼성은 1차전 선발 윤성환을 시작으로 2차전 장원삼에 이어 3~4차전엔 미치 탈보트와 배영수가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전엔 타선의 집중도가 높다. 플레이오프를 치른 SK 타선은 4~5차전을 통해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삼성 선발진도 어느 정도는 고전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삼성은 선발투수가 흔들릴 때 곧바로 차우찬, 브라이언 고든, 혹은 심창민을 투입할 전망이다. 류 감독은 이들에게 2~3이닝을 맡긴 뒤 상황에 따라 필승조 투입 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다. 삼성은 그렇지 않아도 휴식을 취한 불펜진이 질과 양에서 SK에 비교 우세다. 권오준이 빠졌지만, 안지만, 정현욱, 권혁이 든든히 허리를 구성하고 오승환이 마무리 한다.
4명이 경기 후반 최소 이닝 분담을 통해 지키는 야구의 위력을 극대화할 것이다. 류 감독도 +1선발진이 오래 끌어줄수록 이들이 적은 이닝을 더욱 힘 있게 던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다분히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의 사정과 마운드 현실을 고려한 묘수다. 남은 김희걸은 사실상 전천후 롱릴리프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일종의 최후의 보루다. 알차게 12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 SK, 필승조 부하 덜어줄 자들의 활용 방법은
SK도 마운드 운용 방식이 플레이오프와는 약간 달라질 전망이다.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 승리 이후 부시의 활용도에 대해 연구를 해보겠다고 했다. 현실적으론 불펜 투입 가능성이 크다. SK는 애당초 선발 마운드 위력이 예년보다 달릴 것으로 평가 받았으나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과 마리오 산티아고가 의외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윤희상도 가을야구 선발 데뷔를 성공적으로 했다.
SK는 1~2차전서 로테이션에 따라 윤희상과 마리오가 나선다. 3~4차전은 송은범과 김광현이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1~2차전 상황에 따라 순번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2차전을 모두 내줄 경우 플레이오프서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송은범 대신 김광현이 3차전에 출격할 수도 있다. 22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 나선 김광현은 4일 휴식 후 27일 토요일 등판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결국 부시는 채병용과 함께 1+1 선발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의 컨디션에 따라 SK 마운드 명운이 갈릴 수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서 채병용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기간 충분히 휴식을 취한 부시가 맹위를 떨친다면 선발과 중간에 가해지는 부하가 모두 줄어들 것이다.
또 하나. SK 필승조는 박희수와 정우람이다. 삼성보다 질과 양에서 뒤처진다. 한국시리즈서도 이들에 대한 의존도는 높을 것이다. 이는 박정배, 이재영, 엄정욱, 최영필의 역할이 모호하다는 걸 의미한다. 이들은 플레이오프서도 역할이 미미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어느 정도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컨디션만 괜찮다면 이들도 충분히 채병용과 부시를 뒷받침할 수 있다. 또, 그래야 역할 분담이 분명한 삼성 막강 마운드와 대적이 가능하다. SK 12인 마운드의 과제다.
투수를 언제 어떤 시점에 투입할 것인가. 감독들에게 가장 어렵다는 마운드 운용이 한국시리즈 향방을 가를 열쇠다.
[한국시리즈에서 롱릴리프로 나설 차우찬(위), 엄정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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