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류중일 감독의 묘수가 필요하다.
SK와의 한국시리즈 3~4차전을 모두 내준 삼성. 30일 휴식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은 3~4차전서 투타 극심한 엇박자에 시달렸다. 3차전서는 타선이 터지는 동시에 불펜도 무너졌다. 반대로 4차전서는 투수들이 비교적 제 몫을 했지만, 타선이 침묵한 게 뼈 아팠다. SK는 투타에서 밸런스가 최고조에 올랐다. 1~2차전 이후 양팀의 모습과 현재 양팀의 모습은 180도 달라졌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는 그 속에서 흐름과 주도권이 오갈 수 있고, 그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바뀔 수 있는 특성이 있다. 현재 SK는 투타밸런스가 최고조에 달했다. 삼성 불펜도 깼고, 에이스 김광현의 호투에 박희수-정우람도 삼성 타선에 무너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하던 타격 감각이 드디어 정상궤도에 올랐다. 더 이상 막강 삼성 마운드에 위축되지 않는다.
삼성으로선 다시 단기전의 흐름을 빼앗아와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1~4차전서 기본적인 투타 운영에서 기존에 정해졌던 틀을 바꾸진 않았다. 하지만, 4차전은 조금 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번트 작전으로 나왔다. 재미를 보지 못했다. 왼손 선발 김광현을 대비해 박한이를 2번타순에 올리고 강봉규를 6번으로 기용 한 것, 대타 정형식 카드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나름대로 류 감독이 움직여 봤지만, 소득은 없었다.
그렇다면,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의 개입도 가능하다. 타순에 전체적으로 메스를 가하는 방법이 나올 수 있다. 단기전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타순 변경만한 특효약이 없다. 예를 들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박석민을 4번 타순에서 5번 혹은 하위 타순으로 내리고 타격감이 괜찮은 최형우를 4번으로 복귀시키는 방법도 있다. 류 감독도 4차전 직전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타격감이 안 좋은 박석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중이다”라고 했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양승호 감독이 타점 찬스에서 볼 카운트 별 웨이트 사인을 내면서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 반면 지금까지 류 감독은 “찬스에선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라는 지론 속 선수들을 믿고 지켜봤다. 그러면서도 “변화구에 당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5차전 선발이 유력한 윤희상은 포크볼이 주무기다. 류 감독의 대처가 주목된다.
삼성 타선은 2차전과 3차전 초반까지 활화산처럼 터지다 3차전 중반 역전을 당한 뒤부터 전반적으로 침체 일로다. 좋지 않은 흐름이 4차전까지 이어졌다. 류 감독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경우 공격력이 업그레이드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성은 여전히 작전 야구에 능하다. 이미 마운드 교체는 한 템포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4차전서 필승조를 아끼면서 5차전 총력전 태세도 갖춰졌다. 4차전서 수비력도 SK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다.
결국 류 감독의 움직임에 따라 충분히 시리즈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SK가 현재 흐름을 탔지만, 삼성보다 전력상 우위를 지닌 건 아니다. 때마침 5차전은 장소도 잠실로 바뀐다. 새로운 환경에서 흐름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 이뤄질 것이다. 이제까지 적극적으로 경기에 개입을 하지 않았던 류 감독이 4차전을 계기로 5차전 이후에도 개입의 수위를 높일 것인지 궁금하다. 삼성으로선 SK에 넘어간 흐름을 되돌리려면 류 감독의 묘수가 절실하다.
[4차전 패배 이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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