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2 동점. 삼성은 연이어 득점 찬스를 놓쳤다. 흐름은 라뉴(현 라미고)로 넘어갔다. 6회말 1사였다. 라뉴 린즈셩이 임창용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려 전세를 뒤집었다. 2-3. 삼성은 그렇게 쓸쓸하게 한국 행 짐을 쌌다.
6년 전 얘기다. 주인공은 린즈셩이었고 희생양은 삼성이었다. 2006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니혼햄에 패배하고 중국에 이겨 1승 1패. 늘 그래왔듯 대만을 넘어야 다시 한번 니혼햄과 결승전서 만날 수 있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에 울었다. 1승 2패, 대회 3위를 차지하며 씁쓸하게 2006년을 마무리했던 당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2연패의 삼성이었다.
6년이 흘렀다. 이번엔 첫 경기서 만났다. 우승을 위해선 최대 3경기만 치르면 되지만, 라미고에 패배하면 나머지 2경기도 의미가 없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에 빛나는 삼성이 9일 오후 6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대만 챔피언 라미고 몽키스와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 A조 예선 첫 경기를 갖는다. 라뉴에서 라미고로 바뀐 팀이지만, 일발장타력은 6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경계해야 한다.
당시 24세 유망주 린즈셩은 이제 30세 최전성기를 달리는 4번타자가 됐다. 올 시즌 그는 대만리그서 타율 0.317 24홈런(1위) 82타점(5위) 87득점(2위) 10도루를 기록하며 라미고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대만시리즈서도 17타수 8안타 타율 0.471 3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통이를 꺾고 챔피언이 되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아무리 삼성이 대만야구에 한 수위라고 하더라도 라미고의 한 방을 막지 못하면 6년 전 전철을 밟지 마라는 법이 없다. 린즈셩은 8일 중국 올스타와의 A조 예선 첫 경기서 투런포 포함 2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렸다. 명불허전. 한 가운데로 들어오는 직구는 놓치는 법이 없었다. 중국 투수들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해도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린즈셩의 한 방만 조심하면 되는 게 아니다. 왕년의 4번타자였던 첸진펑. 그 역시 8일 경기서 3안타 5타점의 녹슬지 않은 타격감각을 과시했다. 3점포 한방에 승부는 그대로 쐐기가 박혔다. 첸진펑 역시 과거 한국야구를 수 차례 괴롭힌 인물이다. 9일 삼성 마운드를 홈런으로 폭격해도 이상할 게 없는 선수다.
과거를 보더라도 한국야구는 늘 대만의 한 방에 무너졌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대만전서도 선발 손민한이 홈런으로 무너졌고, 2008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 나섰던 SK도 퉁이에 채병용과 정대현이 연이어 홈런을 맞으며 4-10으로 패배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던 뼈 아픈 경험이 있다.
삼성의 라미고전 선발투수는 배영수다. 그는 올 시즌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1로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26경기서 피홈런 7개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서는 썩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3차전 선발로 나와서 3이닝 3실점에 그쳤다. 류중일 감독은 “라미고전에 총력을 다하겠다. 선발이 안 좋으면 바로 불펜을 가동하겠다”라고 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팽팽한 승부에서 한 방을 맞는 건 타격이 크다. 결승전서 요미우리를 꺾고 아시아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삼성으로선 라미고와의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하면 결승전 진출조차 할 수 없다. 삼성은 6년 전 린즈셩의 한 방에 결승진출이 좌절됐던 아찔한 과거를 절대 잊어선 안 된다.
[6년 전 아시아시리즈에서 임창용에게 홈런을 친 린즈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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