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은 FA 정현욱을 잡을 수 있을까.
FA 선수들과 원 소속구단의 줄다리기가 지난 10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이미 FA 대어로 평가받은 이진영과 정성훈이 12일 나란히 원 소속구단인 LG와 계약을 맺었다. 이정훈도 13일에 넥센 잔류에 합의했다. 이제 원 소속구단과의 1차 협상은 중반을 넘어섰다. 마감일은 16일. 남은 FA 대어로는 롯데 김주찬, 홍성흔, 삼성 정현욱이 꼽힌다.
정현욱을 주목해볼 만하다. 그는 올 시즌 삼성에서 2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3.16으로 활약했다. 2008년부터 5시즌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올 시즌엔 62⅔이닝으로 지난 5년 사이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여전히 경기 중반 위기 상황에서는 확실한 필승 카드다.
정현욱은 올 시즌 엄밀히 말해서 삼성의 1번 셋업맨은 아니었다. 삼성의 필승 공식은 안지만-오승환이었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왼손 권혁과 사이드암 권오준이 치고 빠지는 구조였다. 정현욱은 이들의 투입 계산이 서지 않는 상황에 주로 나왔다. 승부가 약간 기울었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황, 혹은 경기 후반 다른 불펜 투수들을 소모한 뒤 중차대한 고비에서 투입됐다. 한 마디로 전천후 투수였다.
정현욱은 이번 FA 시장에서 투수 최대어다. 이번 FA 시장에 투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시장 사정과는 별개로 정현욱은 참 매력적인 투수다. 한화, KIA, NC 등이 그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 한화와 KIA는 불펜이 아킬레스건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NC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들은 정현욱이 삼성과 1차 협상이 결렬되면 곧바로 엄청난 돈다발로 그를 유혹할 것이다.
정현욱은 어지간하면 삼성에 남고 싶어 한다. 지난주 아시아시리즈 기간에도 취재진에게 넌지시 그런 뉘앙스를 풍겼다. 삼성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1998년 입단해 오랜 무명 생활을 겪었고, 2007년을 끝으로 공익근무를 한 뒤 서른 줄에 늦깎이 스타가 됐다. 이후 WBC를 거치며 국가대표 셋업맨으로 성장했고, 지금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기만성 스타의 전형이다.
냉정하게 볼 때 최근 1~2년간 그의 구위는 4~5년전보단 못했다. 그래도 그의 풍부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삼성에도 그를 따르는 투수가 많다. 투수진 최고참으로서 중심을 잡는 효과가 있었다. 드러나는 성적 이상의 효과였다. 삼성 젊은 투수들이 그의 착실한 자기관리능력과 성실함을 모두 보고 배웠다. 삼성이 투수왕국으로 불리는 것에는 정현욱의 역할이 절반 이상이었다.
삼성도 이런 정현욱을 꼭 붙잡고 싶어 한다. 삼성은 2003시즌 후 FA로 풀린 마해영을 제외하곤 내부 FA를 국내 타 구단에 빼앗긴 적이 없다. 삼성은 이번에도 그런 전통을 지키고 싶어 한다. 내부 FA를 잔류시키면서 유망주들의 성장을 도모한 결과 21세기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정현욱은 삼성 최강 마운드의 상징과도 같다.
삼성은 늘 푸른 소나무 같은 정현욱을 잡아야 투수진 리빌딩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곧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 안지만은 내년 시즌 초반 행보를 예측할 수 없다. 정현욱의 역할이 막중하다. 삼성이 만약 정현욱을 타 구단에 넘겨주면서 내부 FA 잔류 전통이 깨진다면 삼성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 포화를 받을 것이다. 전력상으로도 공백이 뼈 아프다. 삼성이 FA 수요 폭발로 느긋한 정현욱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씩씩하게 공을 뿌리는 정현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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