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그들이 말하는 상무는 팀이었다.
1일 고양체육관. LG와의 프로-아마최강전 1회전을 치른 상무는 최악의 졸전을 펼쳤다. 3점슛 24개를 시도해 단 2개만 들어갈 정도의 극심한 슛 난조에 수비 로테이션이 전혀 되지 않아 상대에 11개의 3점슛을 내줬다. 리바운드 44-32 우위를 바탕으로 겨우 경기 후반 승리했다. 내년 1월 25일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 기승호와 강병현에게도 썩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상무는 현재 윈터리그 77연승, 농구대잔치 4연패를 기록 중이다. 2009년 전국체전 이후 공식경기서 패한 적이 없다. 당연히 강병현과 기승호도 상무 유니폼을 입고 진 적이 없다. 두 사람은 고참이자 팀의 주력 가드와 포워드. 1년 반 넘게 군 복무를 하면서 그들은 기술적으로도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기승호는 이날도 20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4쿼터에만 알토란 같은 6점을 집중했다. 강병현은 8점에 그치면서 명성에 비해선 부진했다. 그래도 병장으로서 후임들을 다독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은 기량뿐 아니라 인성적인 면, 단체 생활에서 배워야 할 협동심과 배려를 배워가고 있었다.
기승호는 상무에서 확실히 공격력이 날카로워졌다. 군인으로서의 기본 임무만 빼놓고는 오히려 훈련에 집중하기 좋은 곳이 상무다. “아무래도 잘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 상무다. 다 같이 훈련하면서 기량이 좋아진 것 같다. 병현이, 영삼이와 훈련을 같이 많이 했다”라고 했다. 팀과 함께 어울리며 훈련을 했더니 기량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강병현도 비슷한 말을 했다. “상무에서 이해심과 배려심을 배웠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라고 했다.
그들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이번 대회와 이달 중순에 시작되는 농구대잔치 5연패가 목표다. 역시 화두는 팀이다. 기승호는 “지금 LG가 감독님도, 선수 구성도 다 바뀌었다. 친정팀과의 일전이 부담됐다”라면서도 “비시즌이고 이 대회 자체에는 큰 부담이 없었다. 첫 경기라 감을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했다. 강병현도 “우승후보라는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상무의 자존심을 세우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강병현과 기승호는 내년 1월 25일에 제대한다. 5라운드 후반, 6라운드엔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강병현의 KCC는 최하위, 기승호의 LG도 중위권이다. 강병현은 “KCC에 돌아가면 더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지금 1~2년차 선수가 많은데 나도 아직까지도 버벅 거린다. 잘 하겠다”라고 했고, 기승호도 “일단 상무에서 잘 마무리 한 뒤 소속팀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팀을 화두로 내건 두 말년병장의 마지막 행보가 궁금하다.
[기승호와 강병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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