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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박찬호가 명예의 전당 첫 해 탈락을 넘길 수 있을까.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2013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발표됐다.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 약물 논란이 됐던 선수들이 처음 후보에 오른 가운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37명의 후보 중 단 한 명도 명예의 전당 헌액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명예의 전당 역사상 8번째다. 크렉 비지오가 68.2%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지만 헌액 기준인 75%는 넘지 못했다. 클레멘스는 37.6%, 본즈는 36.2%를 얻었다.
자연스레 국내 팬들의 관심은 2016년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올라있는 박찬호로 향한다. 어느 곳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서 박찬호는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 명예의 전당 후보 자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그야말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만이 입성할 수 있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흔히 투수는 300승 이상, 타자는 3000안타 또는 500홈런 이상을 기록해야 입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설령 이 기준을 넘겼더라도 클레멘스, 본즈와 같이 약물 논란이 일었던 선수에게는 쉽사리 문을 열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까다롭지만 후보에 오르기도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활약한 선수에 한 해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 그렇다보니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 선수들 면면을 보면 대부분 적지 않은 시간동안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한 선수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찬호가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메이저리그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는지 알 수 있다. 박찬호는 1994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이래 2010년까지 17시즌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476경기(287선발)에 출장해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 아시아 투수 최다승 역시 그의 몫이다. 덕분에 그는 2016년 명예의 전당 투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박찬호, 첫 해 탈락 면할 수 있을까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박찬호가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했음을 알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투수 헌액 잣대인 300승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
현실적인 관심사항은 첫 해 탈락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 여부다. 명예의 전당은 들어가는 것 뿐만 아니라 후보 자격 유지 역시 어렵다. 15년동안 후보에 오를 수 있지만 그 중 한 차례라도 5% 미만 득표율을 얻으면 그 순간 후보 자격은 사라진다.
문제는 5% 미만 득표율을 얻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는 것.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만 보더라도 5%를 넘지 못한 선수가 19명으로 살아 남은 선수(18명)의 숫자를 넘어선다.
그 중에는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도 많이 있다. 케니 로프튼(3.2%), 샌디 알로마(2.8%), 훌리오 프랑코(1.1%), 데이비드 웰스(0.9%), 션 그린(0.4%) 등이 초라한 성적으로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여기에 제프 코나인, 레지 샌더스, 토드 워커, 호세 메사, 우디 윌리엄스,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등 11명은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박찬호는 어떠한 결과를 얻을까. 똑같지는 않겠지만 대략적인 잣대는 있다. 2014년 명예의 전당 후보에 노모 히데오가 있기 때문. 노모는 199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8년까지 활약했다. 323경기(318선발)에 나서 123승 10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여러모로 박찬호와 비슷한 성적이다. 다만 노모에게는 일본 프로야구에서의 성적도 어느 정도 감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호에게 쉽지 않은 명예의 전당 입성, 5% 득표율이지만 당락 여부에 관계없이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의 시초로 팬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첫 번째 사진), 명예의 전당을 둘러보고 있는 야구팬(두 번째 사진). 사진=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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