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조인식 기자] 팀의 숙제였던 '좌완 구하기'는 조용하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믿었던 우완들의 부진은 근심거리다.
KIA는 오키나와로 와서 17일까지 3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지난 시즌 KIA의 고질적인 문제를 그대로 보여줬다. 선발투수들의 피칭은 3경기 모두 양호했지만, 불펜이 난조를 보이며 3경기 모두 일본 팀들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3번의 역전패 중 2경기에서는 우완투수들의 부진이 있었다. 첫 경기였던 14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는 좌완 임준섭과 진해수가 각각 2실점, 1실점하며 2-3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나머지 2경기에서는 우완투수들이 대량실점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16일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경기에서는 KIA가 자랑하는 우완 영건 파워피처 한승혁이 무너졌다. KIA는 선발 헨리 소사와 손동욱의 호투를 발판 삼아 5-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5회말 등판한 한승혁이 1⅔이닝 동안 8피안타 8실점(7자책)해 역전패했다. 한승혁은 패전. 비록 연습경기지만 주력 투수로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한승혁이 대량 실점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구로 선동열 감독의 신임을 받은 박지훈도 상대의 집중타를 피하지 못했다. 박지훈은 17일 주니치 드래곤즈 타선에 뭇매를 맞고 ⅓이닝 4실점(3자책)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승혁과 박지훈 모두 지난 시즌 말미에 KIA의 마무리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인물이기에 KIA 입장에서는 근심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좌완들은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서 힘이 됐다. 니혼햄전 선발 양현종은 공 63개를 던지고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최고 150km. 애리조나 캠프부터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부활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단국대 졸업 예정자로 지난해 8월 드래프트에서 KIA의 1순위 지명을 받은 좌완 손동욱도 오키나와 마운드에서 선을 보였다. 손동욱은 야쿠르트를 맞아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볼넷 2개가 있었던 점이 아쉽지만 삼진도 2개를 빼앗았고, 143km까지 나왔던 구속은 시즌 중에 140km대 중후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중간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박경태도 시행착오를 딛고 달라진 내용을 보이고 있다. 박경태는 니혼햄전에서 9회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한 데 이어 주니치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볼넷은 1개만 내주며 1실점으로 훌륭한 피칭을 했다. KIA 전력분석팀은 구속보다 슬라이더의 예리한 각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세 좌완 중 둘은 지난 시즌 자신이 세운 목표를 밑돌았고, 1명은 새 얼굴이다. KIA로서는 없던 전력이 추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양현종이 선발의 한 축을 맡아주면 기존 선발 하나를 불펜으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어 KIA 마운드는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
하지만 불펜에 새로운 힘을 가져다 줄 한승혁과 루키 시즌부터 불펜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던 박지훈의 부진은 좌완들의 약진과 대비되어 더욱 커 보인다. 홍성민까지 없다는 점, 한기주와 최향남의 2013 시즌 활약도를 예상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상기한다면 이들이 살아나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박지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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