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야구장 펜스가 부드러워야 한다.”
28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 한국 WBC 대표팀과 대만 실업 올스타가 최종 평가전을 갖는다. 그게 다가 아니다. 낮 12시에 대만 WBC 대표팀이 선을 보인다. 상대는 NC다. 두 팀은 27일 카오슝에서 야간경기를 치른 뒤 이날 낮경기 강행군을 펼친다. 대만 측의 요청이 있었다. WBC 1라운드가 열리는 구장에서 한 경기라도 미리 치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은 시설이 괜찮았다. 쾌적하고 관중석의 경사도가 완만했다. 푸른 천연잔디와 탁 트인 외관은 선수들의 마음도 가볍게 해주는 듯했다. NC 선수들은 피곤하지만,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훈련에 임했다. NC 김경문 감독도 “야구장을 참 편하게 지었다. 베이징올림픽 예선을 치를 때 대표팀을 데리고 왔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구장 시설이 깔끔하다”라고 했다.
김 감독과 기자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국내 야구장 시설 얘기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는 외야 펜스가 너무 딱딱하다. 그러다 선수들이 다치면 팀도, 개인도 손해다. 주전 선수 1명이 장기 결장한다고 생각해보라”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도 두산 감독 시절 몇몇 선수가 외야 깊숙한 타구 수비를 하다 펜스에 몸을 부딪혀 장기 결장하는 경우가 있었다.
김 감독은 “야구장 펜스는 부드러워야 한다. 시즌을 치르면서 비가 오고 비 시즌에 눈이 오면 외야펜스는 더 딱딱해진다”라며 최근 펜스 교체를 진행 중인 잠실구장의 진척 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표시했다. 잠실구장은 현재 외야 펜스 재질을 교체 중이다. 대전구장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현재 프로팀이 쓰는 전국 대부분 구장의 외야 펜스가 딱딱하기 때문에 외야수들이 수비할 때 부상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펜스가 딱딱해서 다칠 우려가 있으면 감독이 어떻게 선수들에게 ‘허슬플레이를 해라, 슬라이딩을 해라’는 말을 할 수가 있겠나”라고 했다. 김 감독은 KBO 구본능 총재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펜스 교체를 하는 게 필요하지만, 야구장이 지방자치단체 소유라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안타까운 상황이다. 김 감독의 말이 일리가 있는 이유다.
[잠실구장에서 수비를 하는 두산 정수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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