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삼성이 잠실에서 수비 못하나?”
한화 김응용 감독이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삼성이 잠실에서 수비 못하나?” 목수가 연장 탓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의미다. 시범경기서 고전 중인 한화. 21일 대전 삼성전 직전까지 시범경기 1승 6패 1무. 최하위다. 아무리 승패에 관계가 없는 시범경기라지만, 한화의 부진은 김 감독의 애를 태우게 하고 있다.
특히 실책이 많다. 8경기서 8실책.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더하면 한화 야수진의 불안한 플레이는 더 많다는 게 중론이다. 연일 실책 때문에 대등한 경기도 불리한 흐름을 자초한다는 평가다. 그래서인지 한화는 이날 아침 9시가 되기 전부터 수비 연습에 열을 올렸다. 선수들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손을 호호 불면서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대전구장은 올 시즌 확 바뀌었다. 외야 펜스가 좌우 95m에서 100m, 가운데가 114m에서 122m로 넓어졌다. 잠실 다음으로 큰 구장이 됐다. 아울러 내, 외야 잔디도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뀌었다. 최근 국내 야구장의 추세에 따라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한화 구단의 배려다. 외야 펜스 확장은 익히 알려진대로 김 감독의 요청 사항이었다.
최근 한화 야수진의 연이은 실책이 혹시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홈 구장이 바뀐 것에 대한 적응의 문제로 볼 수 있을까. 김 감독은 단번에 일축했다. 김 감독은 “그게 다 실력이야. 어디든 수비는 기본적인 것만 잘하면 절대 에러 안 해. 삼성이 잠실에서 수비 못하나?”라고 했다. 국내 최고의 내야진을 보유한 삼성 역시 과거 인조잔디를 오랫동안 썼는데 천연잔디가 깔린 잠실구장에서도 수비를 잘 했다는 의미.
김 감독은 전날 첫 출전한 하주석을 두고서도 “기량이 많이 늘었다”라면서도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이때쯤이면 개막엔트리 윤곽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정하지도 못했어”라고 했다. 워낙 선수들의 기량이 고만고만하니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 김 감독은 그래도 위트로 승화했다. 한승택과 정범모의 주전 경쟁이 치열하자 개막전 포수에 대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개막전 포수? 야구규정에 없는 거야. 그걸 왜 말해줘”라며 크게 웃었다.
김 감독은 확실히 말을 아낀다. 그러나 수비 문제가 나오니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한 마디를 툭 던졌다. 한화에 수비 문제는 올 시즌을 치르는 데 하나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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