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속전속결 전략이 웃었다.
22일 안양체육관. KGC인삼공사와 오리온스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다. 경기 전 만난 KGC 이상범 감독과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충만했다. 두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서 SK를 만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부터 “속전속결로 간다”라고 예고했고, 추 감독은 “우리가 질 이유가 없다”라고 받아쳤다.
▲ KGC의 체력전, 93.8%의 확률을 갖다
KGC는 부상병동이다. 오세근, 김일두는 포스트시즌에 나서기 어렵다. 김민욱도 아킬레스건이 아프고 손가락, 목 등이 아픈 양희종은 “뛰어주기만 하면 고맙다”라는 게 이 감독의 말이다. 한정된 자원에서 하루 걸러 하루 치르는 고된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입장. KGC는 최소 경기로 상위 스테이지에 진출할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실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8명이다”라고 했다.
KGC는 주전 줄부상 이전 풀코트 프레스를 즐겼다. 젊은 선수들이 워낙 많으니 가능한 전술. 하지만, 부상자가 늘어나면서 그럴 수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KGC 선수들의 활동폭은 넓다. 빅맨 자원은 최현민 정도. 정통 빅맨이 없다 보니 상대 빅맨 수비를 위해 더블팀이 기본이다. 이 감독은 “체력전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압박수비를 해야 한다. 프레스 존을 하다 다른 수비를 혼합하겠다”라고 했다. KGC는 하프코트 프레스, 혹은 일반적인 2-3 지역방어를 번갈아 사용했다.
경기 초반 KGC는 윌리엄스의 제공권 장악에 대비해 키브웨 트림을 투입했다. 김윤태도 김태술의 체력을 아끼기 위한 선발출전. 하지만, 공격력 약화는 감수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볼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고, 오리온스 수비수들에게 자주 걸렸다. 그러나 2쿼터 들어 김태술과 후안 파틸로의 투입으로 공격에 활기가 돌더니 2대 2 공격에서 파생된 정휘량의 3점포 등으로 승기를 잡았다.
KGC 선수들은 영리했다. 경기 중반 리드를 잡자 전면강압수비 비중을 줄이면서 체력을 아꼈다. 그러나 윌리엄스 수비는 철저하게 가져갔다. 또 트림과 파틸로가 윌리엄스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해 윌리엄스를 3쿼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리게 했다. 전태풍과 윌리엄스를 묶은 KGC는 경기 막판 공격에서 후안 파틸로, 최현민, 정휘량, 김태술 등의 활약 속 1차전을 잡아냈다.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지난 시즌까지 무려 93.8%였다.
▲ 추일승의 자신감, KGC의 수비에 막히다
추 감독은 경기 전부터 유독 자신감이 있었다. “우리가 KGC에 질 이유가 없다”는 추 감독. 그는 6라운드 상승세를 두고 “베테랑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줬다는 점”이라고 했다. 추 감독은 “정재홍, 조효현, 김종범 등이 잘해줬으면 좋겠다. 태풍이가 빠져 있을 때 5대5 수비만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우리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서 실수를 안 하면 이긴다”라고 자신했다.
오리온스의 최대 장점은 역시 테크니션 전태풍과 위협적인 2대2 파트너 리온 윌리엄스다. 윌리엄스는 리바운드 장악능력도 좋아 KGC엔 부담스러운 선수. 또 추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베테랑들이 살아났다. 팀 분위기도 좋다. 질 이유가 없다. 테일러가 파틸로와 같이 대등하게 해줬으면 한다”라고 웃었다. 이어 “평정심을 가져야 한다. 플레이오프인데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했다.
오리온스는 전태풍을 중심으로 빠르게 볼을 돌리며 KGC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전정규, 전태풍 등이 외곽포를 성공하며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1쿼터 막판 KGC가 파틸로를 투입하고 김태술이 본격가동되자 흐름이 달라졌다. KGC는 정휘량의 외곽포가 터진데다 이중 수비로 윌리엄스에게 투입되는 볼을 차단했다. 윌리엄스가 KGC 수비수들의 압박에 막히자 오리온스의 볼 흐름은 동맥경화처럼 막혔다.
급기야 KGC는 파틸로와 트림이 윌리엄스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윌리엄스는 3쿼터 초반 파울트러블을 당했다. 공격을 조율할 수 있고 팀 수비에 능한 김동욱도 파울이 많아지면서 활동반경에 제한을 받았다. 결국 경기 종료 4분 전 5반칙 퇴장. 흐름이 완벽하게 KGC에 넘어갔다.
오리온스는 공격에서 실마리를 풀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조셉 테일러는 정통 빅맨이 아니니 KGC 수비를 안으로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오리온스는 1대1 공격, 무리한 슛 셀렉션을 거듭하다 1차전을 내줬다. 경기 종료 직전 5점 이내로 좁혔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윌리엄스의 재투입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상범 감독의 속전속결 전략이 적중할 것인가. KGC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승리했다.
[김태술(위), 이상범 감독(아래). 사진 = 안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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