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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른바 '발연기 논란'에 이름을 올리던 배우 이연희(25)가 달라졌다.
8일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 첫 회의 주된 분량은 이연희였다. 이연희는 극 중, 아버지가 역모죄 누명으로 죽은 뒤 관기로 팔려가게 된 비운의 여인 윤서화 역을 맡았다. 남자 주인공인 반인반수 최강치(이승기)의 인간 어머니이기도 하며, 특별 출연으로 3회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구가의 서'가 첫 회에서 윤서화와 지리산 수호령 구월령(최진혁)의 첫 만남을 집중적으로 그리며 이연희의 비중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 건 이연희의 연기였다. 지난 2004년 드라마 '해신' 이후 지금까지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온 이연희였지만, 매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으로 특별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구가의 서' 속 이연희의 연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엄격해진 상황이었다.
첫 회를 지켜본 결과, 전체적으로 이연희의 연기력은 '발연기 논란'에 휘말렸던 지난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느낌이었다.
관기가 될 운명에 춘화관으로 끌려왔지만 우두머리 기생 천수련(정혜영) 앞에서 "절대로 난 기생 따위 되지 않을 것이오"라고 외치는 장면,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비명을 지르는 장면, '수치목'이란 나무에 묶여 고통스러워하는 장면, 도망치다가 동생을 떠나 보내는 장면 등에서 이연희의 표정이나 눈빛 연기는 예전보다 자연스러웠고, 그만큼 극의 몰입을 돕는 역할을 했다. 지난 작품들에서 이연희의 장면이 유독 튀며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몰입을 방해했던 것과 달랐다.
다만 약하고 지나치게 높게 유지되는 발성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는 이연희의 타고난 목소리 자체가 꽤 특이하기도 하면서 높기 때문인데, 그나마 이연희 스스로도 이를 인지했는지 힘을 주어 목소리를 누르려는 인상이 있었다. 대신 이 때문에 목소리에 힘이 과하게 들어간 면도 없지는 않았다. 향후 다른 작품에서 이연희가 섬세하게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분명한 건, 이번 '구가의 서'에서 이연희의 연기력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이연희의 '발연기 논란'이 유난히 대중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던 이유 중 하나는 출연하는 작품이 계속 늘어나는 것과 달리 연기력은 나아지는 느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해신' 이후 9년 만에 출연한 사극 '구가의 서'에서 드디어 이연희가 달라진 연기력을 보였단 사실은 이연희의 다음 작품에서 단점이 더 보완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주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아마 3회 특별 출연이지만 이연희에게 '구가의 서'는 자신이 여주인공을 맡았던 지난 작품들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MBC 새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윤서화로 특별 출연한 배우 이연희.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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