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닮은 듯 다르다.
프로농구 FA 1차협상이 지난 1일부터 물 밑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32명이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서장훈, 강혁, 조상현, 김종학, 귀화혼혈 FA가 된 문태종을 제외한 27명이 오는 15일까지 원소속구단과 협상한다. 이번 FA 시장 최대어는 3명으로 좁혀진다. 조성민, 문태종, 김승현이다.
▲ 실질적 최대어 조성민, 데려가고 싶어도 그림의 떡?
실질적 최대어는 조성민(31)이다. 조성민은 지난 시즌 KT에서 경기당 13.3점 3.1리바운드 2.6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 득점 4위에 올랐다. 현재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슈터다. 원 소속구단 KT는 조성민을 붙잡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팀이 그를 데려가는 데 제약이 크다.
조성민의 지난 시즌 연봉은 3억 5000만원. 그를 데려가려면 보호선수 4명에 포함되지 않는 1명과 연봉 50%인 1억 7500만원, 혹은 연봉 200%인 7억원을 KT에 줘야 한다. 연봉까지 올려주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샐러리캡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보상규정이 완화됐어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또한 KBL은 직전 시즌 포지션별 랭킹 1~5위에 포함된 FA는 해당 포지션 5위 내 선수를 보유한 팀으로 이적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일종의 전력 평준화 정책. 때문에 가드인 조성민은 김태술, 김선형, 양동근, 박지현이 소속된 KGC인삼공사, SK, 모비스, 동부로는 절대로 이적할 수 없다. 조성민은 KT를 포함한 나머지 6팀 중 최고액의 영입의향서를 써낸 팀의 10% 이내의 연봉을 제시한 구단들 중 1팀을 선택할 수 있다. 원 소속구단이 최고액을 써내면 무조건 이적이 금지됐던 예년에 비하면 나은 조건. 그러나 여전히 이적에 제약이 크다.
▲ 문태종, 영입 조건은 자유로운데 나이가 걸린다
문태종(37)은 다른 FA들과는 특수 케이스다. 그는 전자랜드와 귀화혼혈선수 3시즌 계약이 만료 됐다. 이에 아직 단 한번도 귀화혼혈선수를 보유하지 않았던 SK에 영입 우선권이 있었다. 그러나 SK가 문태종 영입을 포기하고 데이비드 마이클스를 선택하면서 문태종은 FA로 풀렸다. KBL의 유권해석 결과다.
문태종은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심지어 원 소속구단 전자랜드, 그를 한번 외면했던 SK 입단도 가능하다. KBL은 국내 FA와는 달리 FA 자격을 얻은 귀화혼혈선수에겐 아무런 보상 조건을 달지 않았다. 1라운드 신인지명권도 넘겨줄 필요가 없다. 또 하나. KBL 규정상 전년도 보수서열 30위 이내의 선수는 FA 3~5년 계약을 해야 한다. 지난해 연봉 5억원의 문태종은 보수랭킹 3위. 하지만 혼혈선수 FA는 보수서열 규정에서 예외다.
이는 구단들에 엄청난 이득이다. 장기계약을 할 이유도 없고, 보상규정도 없기 때문. 문태종을 잡고 싶으면 1~2년 계약을 해도 된다. 결국 문태종의 나이가 걸림돌이다. 문태종은 전자랜드에서 뛴 3시즌 동안 시즌을 거듭할수록 위력이 떨어졌다. 클러치능력과 슛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때문에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하는 팀으로선 문태종을 1~2년만 활용해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물론 당장 2013-2014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문태종을 1~2년 계약으로 잡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현재 농구계에선 이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높다고 점친다.
▲ 김승현, 아 옛날이여! 냉정하게 가치 따져보자
김승현(35)이 FA 시장에 나올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23경기서 평균 2.0점, 1.1리바운드, 2.0어시스트, 0.6스틸에 그쳤다. 전성기 김승현을 떠올려보면 참담한 기록이다. 목 디스크 등 부상 후유증과 들어버린 나이는 그의 기량을 퇴보시켰다. 삼성에서 두 시즌을 보냈지만 사실상 팀에 크게 기여한 게 없다.
삼성은 그를 FA 시장에 내보냈다. KBL 규정상 정규시즌 절반 이하의 경기에 나설 경우 구단이 FA 자격요건을 1년 미룰 수 있다. 보통 간판선수가 FA가 될 경우 각 팀들은 그렇게 한다. 하지만 삼성은 김승현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김승현의 냉정한 가치를 판단해보자는 게 삼성의 생각. 오는 15일까지 삼성과 김승현이 계약에 합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5일 이후 시작되는 타 구단과의 2차 FA협상에서 김승현을 데려갈 팀이 있을까. 삼성을 제외한 구단이 김승현을 영입하려면 지난해 연봉 4억원의 50%인 2억원과 보상선수 1명을 내주거나 보상금만 전년도 연봉 4억원의 200%인 8억원을 내줘야 한다. 기량은 하락세인데 보상장벽은 높다. 농구계에선 김승현을 데려갈 팀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조성민, 문태종과는 달리 김승현의 경우 사실상 원 소속구단인 삼성이 칼자루를 쥐었다. 이렇듯 FA 대어 3인방은 저마다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다르다.
[조성민(위)과 문태종(가운데), 김승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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