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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친절하고 순수한, 예의와 격식을 깍듯이 갖추는 '착한' 캐릭터는 이제 대중 문화의 소재로 매력을 잃은 듯 보인다. 가수 싸이를 시작으로 가요계에는 '나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싸이의 새 싱글 '젠틀맨'은 이름과는 달리 전혀 젠틀하지 않은 'B급 남자'를 노래했다. 특히 '젠틀맨' 뮤직비디오에서 싸이는 런닝머신 위에서 뛰는 여자를 뒤로 넘어지게 했고, 여자의 컵을 쳐서 마시던 커피를 쏟게 만들며 웃음을 유발함과 동시에 묘한 쾌감을 선사했다.
또 화장실이 급한 유재석이 탄 엘레베이터의 모든 층을 누르고, 축구하는 꼬마 아이들의 공을 멀리 차버리고는 신난다는 듯이 '시건방춤'을 추는 싸이는 분명 '나쁜' 남자지만, 알 수 없는 매력도 풍겼다.
이와 비슷하게 3년 만에 컴백한 이효리도 '나쁜' 여자로 돌아왔다. 싸이는 역설적인 제목의 '젠틀맨', 이효리는 '배드걸스(Badgirls)'라는 타이틀이지만, 기본적으로 '나쁜' 캐릭터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이효리 역시 가상의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뮤직비디오에서 '나쁜 여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함께 나쁜 행실을 펼쳤다. 새 엄마에게 빠진 아빠의 의자를 뒤로 빼서 엉덩방아를 찧게 하고, 학생들을 대충 가르치는 안일한 선생님에게 새총을 날린다.
여자친구에게 못되게 하는 남자에게 엎어치기를 가하는가 하면, 자신에게 기분 나쁜 스킨십을 한 선생님의 바지를 벗겨 웃음거리가 되게 했다. 그러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 있는'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는 여자'라는 가사로 '나쁜' 여자에 대해 예찬한다.
여기에 걸그룹 2NE1 씨엘도 가세했다. 씨엘은 23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공식 블로그를 통해 데뷔 4년만에 발표하는 씨엘의 첫 솔로곡의 제목이 '나쁜 기집애'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YG 측은 "씨엘은 데뷔 때부터 자신의 사인에 '가장 나쁜 여자(The baddest female)'라는 문구를 자주 써왔다"며 "이 점을 보더라도 이번 첫 솔로곡 '나쁜 기집애'는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씨엘의 역량이 결집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씨엘표 '나쁜' 콘셉트가 어떠한 음악과 이미지로 구체화 될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28일 공개된다.
['나쁜' 콘셉트를 차용한 가수 싸이-이효리-씨엘(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B2M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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