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움직일 것인가.
삼성이 선두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은 28일 현재 35승 23패 2무로 2위 넥센에 1.5경기, 5위 KIA에 2.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6월 들어 7승 8패 2무로 주춤하는 사이 LG, KIA, 롯데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선두 독주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대신 눈 깜짝할 사이 4~5위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객관적 전력이 좋은 팀에도 고비가 찾아오기 마련. 삼성은 지금 위기다.
최근 삼성의 투타 사이클을 보면 확실히 4~5월에 비해 처진다. 선발투수들은 흔들리고 있고, 중심 타선 화력도 부상 및 부진으로 다소 떨어졌다. 반면 시즌 초반 부진했던 KIA, LG, 롯데는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 삼성과 정 반대 사이클. 삼성으로선 내부적으로 전력을 정비하면서도 경쟁팀들의 사이클이 떨어지길 기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 류중일 감독 믿음의 야구, 그는 움직일까
위기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수반한다. 일단 류중일 감독의 움직임을 주목할 만하다. 류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추구한다. 최상의 기량을 지난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보낸다. 어지간해선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을 추구하는 사령탑이다. 변화를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레이스 운용능력은 이미 지난 2년에 걸쳐 검증이 끝났다.
삼성은 지난해 올 시즌과는 사이클이 달랐다.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4~5월 극심한 부진으로 7위까지 뒤처졌다. 무한 신뢰를 보냈던 류 감독도 5월 중순 이후 결국 부진한 최형우와 배영섭을 1군에서 제외하는 처방을 내렸다.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던 채태인도 과감하게 전력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최형우와 배영섭이 돌아온 6월부터 거짓말처럼 경기력이 살아나며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엔 류 감독이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궁금하다. 일단 현 시점에선 한 차례 선발로 다시 돌렸던 차우찬을 또 다시 불펜에 놓는 것. 그리고 최형우와 이승엽의 타순을 맞바꾼 것 외엔 아직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일단 이런 변화들이 팀 흐름 반전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변화를 줄 것이라면 좀 더 분명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 류중일 감독이 적극적으로 경기에 개입한다면
류 감독은 되도록 선수들이 경기를 직접 풀어가게 한다. 작전을 많이 내지 않고 최대한 지켜보는 편이다. 삼성엔 워낙 야구를 제대로 알고 하는 선수가 많기에 류 감독 스타일이 잘 맞는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 상황. 기본적으로는 류 감독이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작전을 구사하면서 경기에 개입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5월 중순 이후 떨어진 승수를 만회하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희생번트를 지시하는 방식으로 경기에 적극적인 개입을 했었다.
감독이 경기 외적으로 선수단에 개입할 수도 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 2연패 직후 “올 시즌 중 미팅을 딱 세번 했는데, 미팅 이후 공교롭게도 상승세를 탔다”라고 회상했다. 선수들에게 일일이 “~해라, ~하지 마라”고 말하는 스타일이 아닌 류 감독에겐 분명 특별한 미팅 소집이었다. 이밖에 훈련량 조절을 지시하면서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 직접 나설 수도 있다.
▲ 최후의 수단, 극약처방
류 감독은 극단적인 변화를 즐기지 않는 사령탑이다. 이번 위기에서 팀에 적절한 변화를 주더라도 다른 팀들에 보여주기 식의 극단적인 변화는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에 역풍을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극약처방을 가정해보면 어떤 조치가 일어날 수 있을까. 역시 가장 흔한 1.2군 엔트리 교체 혹은 주전-백업 라인업 변경 등을 들 수 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이승엽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이승엽은 현재 3번이 아닌 4번으로 나서고 있다. 그런데 본인은 352호 홈런을 친 뒤 의외로 “하위타순으로 내려가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4번으로 옮긴 이승엽의 타격감은 여전히 썩 좋지 않은 상황. 물론 지금까진 이승엽 타순 조정에 대한 류 감독의 생각은 믿음이다. 그러나 류 감독도 좀 더 팀 타선이 부진할 경우 3번 최형우-4번 이승엽을 비롯한 타순을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류중일 감독이 고민에 빠지게 됐다. 변화보단 안정을 선호하는 데 의외의 승부수도 잘 던지는 사령탑이다. 경쟁 팀들의 도전이 더욱 심해질수록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과연 류 감독은 실제로 변화를 시도할까. 시도를 한다면 류 감독이 생각하는 변화의 지점은 어디일까.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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