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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이병헌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 배우가 아닌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돼 돌아왔다.
이병헌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영화 '레드:더 레전드'(감독 딘 패리소트) 홍보차 진행된 인터뷰 참석했다.
이날 이병헌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지녔지만 집착을 보이며 2% 부족한 허당 매력을 발산하는 한 역에 대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병헌은 "영화에서 다른 모든 캐릭터가 일관적으로 웃음을 줬다면, 내가 연기한 한이 긴장감을 주는 역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발란스 측면에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런 한의 매력은 이병헌 뿐 아니라 현지의 관객들도 알아봤다. 미국에서 진행된 모니터링 시사회에서 7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1위'로 꼽힌 것.
이병헌은 "프리미어 할 때마다 팬들의 호응이 평소와 좀 달랐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이라 그렇겠지만 날 알아보는 사람이 많더라. 길거리를 다니면 모르는데 말이다. 그게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미국적 코미디라서 웃을 준비를 하고 보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국 관객의 표현이 자유로워서 그런지 몰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웃고 보더라. 러시아 경찰과의 액션신이 끝나고 나서는 굉장한 박수를 받았다. 영화가 끝나지 않았는데 박수를 친다는 게 우리한테는 의외의 반응이다. 이런 반응에 당연히 기분이 좋았고 신났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이번 작품 '레드:더 레전드'까지 세 번째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하지만 매 작품마다 상의 탈의 등이 있어 일각에서는 액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었다.
이병헌은 "어쩌다 보니 연속이 된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내 몸을 노리는 것 같지는 않다. 보통의 싸움꾼이 아니라는 느낌을 잠시잠깐 1초라도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넣은 장치인 것 같다. 덕분에 나는 (몸을 만들기 위해) 3개월씩 계속 고생해야 하지만 극 중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미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눈길을 모으는 것이 이병헌과 그의 아버지 사진.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에서는 실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있는 어린시절 이병헌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
이병헌은 "감개무량 했다. 어쩌면 나 혼자 느끼는 느낌인지 모르지만 너무 감동스러운 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하며 "엔딩 크레딧에 아버지 성함이 내 이름 바로 아래 붙어서 나왔다"며 즐거운 기색을 내비쳤다.
본인 스스로는 신인배우라 말하지만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안소니 홉킨스, 헬렌 미렌, 캐서린 제타 존스, 메리 루이스 파커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하며 할리우드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이병헌은 앞으로도 소년성을 갖고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나이 들어가면서 잃을 수 있는 소년성 같은 것들은 잃고 싶지 않다. 나이든 여배우에게도 안에 소녀가 있고 나이든 노인에게도 소년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새로운 걸 창조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런 것이 없는 건 굉장히 큰 걸 잃는 것"이라며 "내 안에는 소년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잃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 예를 들면 친구들, 아는 형, 어머니들이 너는 왜 아직 철이 안 들었냐고 하는데 철이 들고 안 들고가 주관적일 수 있지만 철 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연기철학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병헌은 할리우드와 현재를 오가며 각기 다른 위치에서 다른 방식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에 대해 "이상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지금이 딱 이상적인 것 같다. 할리우드 영화가 각국의 사람들에게 다 보여지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를 꿈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건 한국영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리우드에서 다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이 좁아지더라도 내 마음속의 후회나 아쉬움이 크지 않을 것 같다. 다만 현재 이런 상황으로 가고 있고,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소리"라며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 번갈아 가면서 작품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좋다고 하지만 앞으로 (이런 식으로 밸런스를 맞춰가며 일을 하게 될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병헌은 자신의 결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내달 10일 연인 이민정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병헌은 아직 프러포즈를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바빠서 정신이 없다. 프러포즈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레드:더 레전드'는 25년 만에 재가동된 최강의 살상 무기 '밤 그림자'를 가장 먼저 제거하기 위해 은퇴 후 10년 만에 다시 뭉친 CIA 요원 'R.E.D'의 활약상을 담아 낸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이병헌이 냉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무언가에 미친 듯한 집착을 보이는 허당 킬러 한 역을 맡아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메리 루이스 파커, 캐서린 제타존스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오는 18일 전세계 최초 개봉.
[영화 '레드:더 레전드'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 사진 = 블루미지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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