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0홈런에 가까워진 팀은 넥센이 유일하다.
올 시즌 팀 홈런 개수를 살펴보자. 넥센이 94개로 리그 1위다. 2위는 SK의 82개, 3위는 삼성의 81개다. 넥센은 95경기를 치렀다. 매 경기 1개꼴로 홈런을 때렸다. 33경기서 100홈런 고지에 도달하는 건 시간문제다. SK는 올 시즌 1.1경기서 1홈런을 날렸다. 잔여 경기서 33개 정도를 추가해 115홈런으로 시즌을 마치는 페이스다. 삼성은 올 시즌 1.2경기서 1홈런을 날렸다. 잔여 경기서 27~28개 정도를 추가해 108~109홈런으로 시즌을 마치는 페이스다.
결국 올 시즌 100홈런은 넥센, SK, 삼성 선에서 그칠 전망이다. 나머지 6개구단은 산술적으로 100홈런 돌파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해엔 100홈런을 돌파한 팀이 SK와 넥센에 불과했다. 올 시즌 팀당 게임이 5경기 줄어들었기 때문에 100홈런을 돌파하는 게 더 쉽지 않게 됐다. 지난해엔 경기당 1.2개의 홈런이 터졌으나 올 시즌엔 경기당 1.4개의 홈런이 터질 정도로 홈런 자체는 약간 늘어났다. 하지만, 20일 현재 리그 타율 0.271, 리그 평균자책점 4.38로 올 시즌이 타고투저라는 걸 감안하면 그리 큰 변화는 아니다.
▲ 방망이 뜨거웠던 그때, 홈런도 많이 나왔었는데…
1999년과 2000년은 양대리그가 치러진 시기이기도 했지만, 대표적인 타고투저 시즌이기도 했다. 1999년 리그 타율 0.276은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가장 높은 타율이었다. 그해 리그 평균자책점은 무려 4.98로 역사상 가장 높았다. 2000년에도 리그 타율은 0.270이었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4.64. 1999년엔 132게임, 2000년엔 133게임이 열렸다.
올해와 게임 수도 비슷한데, 홈런 수도 엄청났다. 1999년엔 무려 1274개의 홈런이 터졌다. 역대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던 시즌. 경기당 무려 2.4개의 홈런이 터졌다. 올해보다 거의 경기당 홈런 1개가 더 터졌다. 2000년에도 1132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2.1홈런으로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홈런이 터졌던 시즌. 타고투저를 대표하는 시즌답게, 홈런도 많이 터졌다.
올 시즌도 기록만 놓고 보면 대표적인 타고투저시즌인데, 정작 홈런은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리그 타율 0.275, 리그 평균자책점 4.80으로 대표적 타고투저시즌이었던 2009년 당시 1155홈런. 경기당 2.2홈런이 터졌다. 이후 홈런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었다. 2010년 경기당 1.9개, 2011년 경기당 1.5개, 2012년 경기당 1.2개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엔 경기당 1.4개로 살짝 늘어났으나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2011년보다는 홈런이 안 터진다. 2009년엔 전 구단 100홈런을 넘겼고, 2010년에도 넥센을 제외하고는 7팀이 100홈런을 넘겼다. 올 시즌 화끈하게 터지는 방망이에 비해 홈런은 가뭄이다.
▲ 사라진 홈런타자, 컨택 위주의 스윙
홈런타자가 사라졌다. 2002년과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의 세기의 홈런 대결. 이젠 추억 속 페이지 한장이 됐다. 이대호마저 지난해 일본으로 떠나자 국내에 홈런타자가 사라졌다. 그나마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가 2년 연속 30홈런이 가능해 보인다. 최형우도 지난해 14홈런으로 주춤했으나 올 시즌엔 2011년에 이어 2년만에 30홈런이 가능해 보인다. 최정도 홈런스윙에 확실히 눈을 뜨면서 30홈런이 가능하다. 이들이 몇 년간 좀 더 꾸준하게 3~40홈런을 쳐야 홈런타자라 부를 수 있다.
확실히 대세는 컨택 위주의 스윙이다. 우투좌타의 양산으로 정확성을 갖춘 교타자가 늘어났다. 찬스에서 강한 이들은 큰 것 한방을 노리기보단 짧게 끊어쳐 안타를 노린다. 지금 리그 타율, 타점 부문을 이끄는 대부분 타자들이 그런 유형이다. 오른손 타자들 역시 홈런 스윙보단 중, 장거리형 스윙을 한다.
한 야구인은 “타자들이 찬스만 되면 방망이를 짧게 잡고 타석에 들어선다. 요즘 투수들이 던지는 공이 많아서 크게 휘두르면 유인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투수들이 많이 얻어맞는데도 정작 홈런이 예전보다 많지 않은 건 타자들이 투수의 실투를 홈런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증거다”라고 덧붙였다. 정확성을 갖춘 타자는 많지만, 실투를 홈런으로 연결할 원샷원킬의 홈런타자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방망이가 이렇게 화끈하게 터지는 데 정작 호쾌한 홈런이 예전보다 덜 나온다. 야구 팬들에겐 뭔가 허전한 올 시즌이다.
[홈런 경쟁을 펼치는 박병호(위), 최정(가운데), 최형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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