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래다메스 리즈가 팀 내 2년 만에 10승을 달성했다. 9승 달성 후 10승을 올리기까지 5일 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다름 아닌 '사구 논란'이다. 이를 이겨내고 달성한 리즈의 10승은 많은 의미를 남겼다.
리즈는 14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1-0 한 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0승(10패)째. 전날(13일) 승리투수 우규민에 이어 올 시즌 LG의 2번째 10승 투수로 올라선 리즈다.
지난 8일 잠실 삼성전. 리즈는 6⅔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9승째를 챙겼다. 2연패 끝에 따낸 값진 9승. 그러나 칭찬이 아닌 비난을 들어야 했다. 사구 때문이다. 이날 6회초 리즈의 152km 강속구가 삼성 배영섭의 헬멧을 강타했다. 그 자리에 쓰러진 배영섭은 경기 도중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런데 리즈가 이후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한 뒤 격한 세리머니를 한 것이 문제였다. 이 부분은 리즈가 오해를 살 만했다. 7회 박석민에게도 몸에 맞는 볼을 던지고 교체되면서 웃음을 보이자 '동업자 정신을 망각했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승부에 집중해 나온 행동이었지만 오해는 일파만파 번졌다. 비난의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KKK(Ku Klux Klan)를 풍자한 인종 차별성 만화까지 게재됐다. 리즈의 속도 속이 아니었을 터. 당시 그는 이닝 종료 직후 통역을 통해 "배영섭은 어떻게 됐느냐"고 물으며 걱정을 내비쳤다.
다행히도 배영섭은 CT 검사 결과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리즈는 경기 후에도 "배영섭이 큰 부상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타 구단의 한 베테랑 선수도 "리즈가 누구를 일부러 맞추고 그럴 선수는 아니다"고 했다. 14일 현재 리그 사구 1위(20개) 기록은 가끔 흔들리는 제구 때문이라는 것. 세리머니 때문에 괜한 오해를 키웠다.
그리고 리즈는 14일 NC를 상대로 6일 만에 선발 등판에 나섰다. 사구 논란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리즈는 꿋꿋했다. 간혹 몸쪽으로 붙는 공이 나오기도 했지만 '위협구'까지는 아니었다. 흔들리지 않았다. 5회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한 것만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62km까지 나왔고, 낙차 큰 슬러브도 일품이었다. 결과는 7⅔이닝 무실점으로 2년 만에 10승. 사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무엇보다 깔끔한 제구가 돋보였다. 투구수 101개 중 스트라이크가 70개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9.3%에 달했다. 이날 배터리를 이룬 포수 윤요섭은 "6회 이후에는 초구부터 결정구라고 생각하고 전력투구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차명석 투수코치의 주문도 주효했다. 리즈는 "오늘 포수 윤요섭의 말을 많이 따르려 했다. 변화구를 많이 섞으려 했는데 직구가 요구 많아 많이 던졌다"고 했다. 이는 최상의 결과를 냈다.
리즈는 경기 후 "앞으로도 오늘처럼 사구가 없었으면 좋겠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사구' 경기로 한결 마음고생을 덜어낸 그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사구 논란을 딛고 10승에 성공한 LG 래다메스 리즈.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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