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입성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윤석민(KIA 타이거즈)은 메이저리그 팀과의 계약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미국으로 건너간다. 류현진(LA 다저스)의 활약으로 한국 프로야구 출신 투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생긴 것은 호재다.
물론 윤석민은 이번 시즌 3승 6패 7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00으로 부진했다. 해외 진출을 앞두고 보낸 마지막 시즌에 선발로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해 100이닝도 채우지 못한 것은 윤석민의 불안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성적이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도전 자체를 가로막을 가능성은 적다. 윤석민은 리그 MVP(2011년) 경력이 있는 투수이고, 여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윤석민이 MVP를 받기 훨씬 전부터 윤석민을 꾸준히 지켜봐 왔다. 단지 금액이 문제가 될 뿐이다.
리그에서는 주춤했지만, 과거 국제 대회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은 윤석민에게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윤석민은 2009 WBC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에서 6⅓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을 결승에 올렸다. 그리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해 한국의 전승 금메달에 기여했다.
이에 많은 구단들이 수년 전부터 윤석민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미 류현진의 해외 진출이 공론화되기 전부터 뉴욕 양키스를 비롯한 많은 팀들이 윤석민을 관찰 대상에 포함시켜 두고 지켜봤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가장 믿음직스런 부분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는 능력만큼은 최고다. 국내 선수 중에도 추신수(신시내티 레즈), 류현진이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이고, 전성기 시절의 박찬호도 보라스와 함께 FA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보라스는 가능성이 없는 선수를 위해 시간을 쓰지 않는다. 보라스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어느 정도 낙관할 수 있다.
류현진과 같은 포스팅 시스템이 아닌 자유계약으로 미국에 진출한다는 점도 윤석민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 KIA가 챙길 돈이 없으므로 메이저리그 구단이 같은 금액을 준비하더라도 모든 것이 윤석민에게 가기 때문에 선수에게는 자유계약이 훨씬 만족스럽다.
또한 FA기 때문에 결정도 본인이 할 수 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하는 선수는 포스팅 금액이 낮을 경우 선수가 이를 받아들이더라도 구단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원 소속구단이 계약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FA인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제시액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윤석민 자신이 조금만 감수하면 진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관건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제시할 윤석민의 몸값이다. 윤석민은 시즌 중에도 "이번 시즌 성적만 놓고 나를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 가치를 떠나 내 스스로도 (몸값의)마지노선이 있다"라며 일관된 자신감을 보였다.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에는 가지 않겠다고 했던 류현진과 같은 마음가짐이다.
윤석민이 말했던 마지노선에 해당하는 금액은 아직 윤석민의 마음속에만 있다. 숫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같은 기대치는 아닌 만큼 입단 시 향후 팀 내 입지와 같은 조건들도 윤석민에게는 중요하다.
윤석민의 선택이 반드시 가장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팀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대우와 함께 얼마나 안정적인 역할과 위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는 윤석민의 마음속에 있는 금액을 바꿔놓을 수 있다.
리빌딩을 하려는 팀들 중 선발진이 약해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윤석민과 좋은 궁합이 될 수 있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팀에서 부담을 갖기보다는 시즌 초반 부진하더라도 윤석민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이라면 안성맞춤이다.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