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2013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 윤명준에게는 절대 잊지 못할 시리즈다. 단 3경기 만에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을 벌써 2차례나 했기 때문이다.
윤명준은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연장 10회 구원 등판,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과만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들었다 놨다'라는 유행어가 딱 알맞았다.
올해 첫 가을야구에 나서는 윤명준은 지난 2경기에서 아쉬움만 남겼다. 8일 1차전서는 1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9일 2차전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볼넷만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특히 1차전서는 9회말 선두타자 유한준에 내준 볼넷 하나가 패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도 다소 부담스런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윤명준이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3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인 변진수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사 후 문우람에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를 맞지 않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11회말은 그야말로 '들었다 놨다'의 결정판. 선두타자 대타 이성열에 중전 안타를 맞고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볼카운트 1B 1S에서 윤명준의 견제구는 1루수 오재원의 키를 훨씬 넘어 1루쪽 불펜으로 들어갔다. 1루 대주자 김지수는 3루까지 안전 진루권을 얻었다. 졸지에 무사 3루 위기에 몰린 것. 이날 경기 패배는 곧 2013시즌 마감이었다.
하지만 윤명준은 침착했다. 후속타자 서건창과 장기영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택근은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큰 세리머니도 없었다. 자신이 자초한 위기를 막아냈다는 안도감에 주먹만 불끈 쥐었다.
부담감을 덜어낸 12회는 한결 나았다. 12회초 선두타자 박병호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김민성에 안타를 맞았지만 강정호를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이닝 동안 36구를 던진 윤명준은 13회부터 오현택과 교체돼 우여곡절 속 3번째 등판을 마쳤다.
[두산 베어스 윤명준이 우여곡절 속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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