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몇 가지 지적이 있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느라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날 것이라고 했다. LG보다 엉성한 뒷문도 불안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LG는 큰 경기 경험이 적어 11년만에 치르는 포스트시즌 초반에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비의 안정감에서도 두산보다 떨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이었지만, 1차전 결과로만 따져보면 어느 정도는 편견도 섞여 있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뚜껑이 열린 결과 두산의 완승이었다. 두산은 그런 견해가 편견임을 입증했고, LG는 주위의 견해가 편견이 아니라 정확한 지적임을 보여주고 말았다. LG 역시 두산과 마찬가지로 편견을 입증해야 시리즈 중, 후반부가 편안해진다. 이미 1차전서 주위의 편견을 입증한 두산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어떻게 보면 편견시리즈다.
▲ 아직은 쌩쌩한 두산, 많은 걸 보여준 1차전
두산 김진욱 감독은 “하루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체력 회복이 됐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1차전서 두산 벤치에 지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LG보다 더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경기를 중계한 MBC 허구연 해설위원도 “야수들은 하루 정도 쉬었으니 괜찮을 것이다”라고 했다. 두산은 이종욱과 김현수의 맹타로 1차전을 잡았다. 특히 두산으로선 준플레이오프서 침묵한데다 큰 경기서 약하다는 징크스를 깨지 못한 김현수의 2안타가 반가웠다.
홍상삼의 3이닝 세이브도 의미가 있었다. 두산은 확실한 마무리 봉중근이 버티는 LG보다 뒷문이 약하다는 평가였다. 실제 정규시즌 성적도 그랬다. 하지만, 홍상삼은 준플레이오프의 어이없는 폭투쇼를 단박에 만회했다. 정재훈, 오현택, 변진수 등을 굳이 쓰지 않고도 홍상삼만으로 마무리 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이 불펜에서 가장 믿는 카드가 홍상삼이란 의미다. 두산의 기선제압 첫 승은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75.9% 확보만큼이나 의미가 컸다.
▲ LG,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이 떨렸나
사실 1차전은 실책에서 갈렸다. 그것도 베테랑 정성훈이 실책 2개를 범한 게 모두 두산의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승부가 끝났다. 1차전 2점 차는 실책 2개와 맞바꾼 결과였다. 정성훈은 경기 초반 어이없는 홈 악송구로 실책을 범했고, 7회엔 펌블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1루수 김용의도 1루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졌다. 파울 타구에 살짝 늦게 대처하다 아웃카운트를 늘리지 못하기도 했다. 수비 안정감은 확실히 두산이 LG보다 좋았다.
LG는 확실히 가을야구가 낯설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도 떨릴 수밖에 없었다. 정성훈과 이진영은 LG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포스트시즌이다. 이병규, 박용택도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이다. 물론 이병규가 주니치 시절 큰 경기를 해봤으나 전체적인 큰 경기 경험 부족을 덮을 순 없었다. 11일간 푹 쉬면서 플레이오프를 준비한 팀치고는 만족스러운 경기력이 아니었다.
▲ 편견 깨부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두 팀이 기존의 편견을 깨진 못했다. 두산의 야수진은 삼성과 함께 가장 두텁다. 최준석과 오재일의 플레툰 시스템과 함께 손시헌이 벤치에 앉을 정도다. 최주환, 정수빈 등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 없는 선수가 벤치에 즐비하다. 이들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떨어질 두산 선수단의 체력을 보충해줄 것이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른 후유증은 분명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히 마운드에서 그럴 수밖에 없다. 긴장감이 높은 포스트시즌서 연일 불펜 대기를 한다는 건 체력적,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가 크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처럼 불펜 변칙 운용을 통해 그런 편견을 깨부수려고 할 것이다. 더스틴 니퍼트의 등판 시기 및 활용방법이 여전히 화두다.
LG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몸이 풀릴 것이다. 당장 17일 2차전부터는 100% 경기력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성훈은 원래 수비를 잘 하는 선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실제로 그걸 보여줘야 한다. 두산보다 경기력이 낫다는 걸 확실하게 증명하지 못한다면 의외로 전세를 뒤집기 어려울 수도 있다. LG는 1차전서 봉중근을 내고도 패배한 게 여전히 뼈 아프다.
[두산 선수들(위), LG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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