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고동현 기자] 두산이 역대 포스트시즌 사상 최장 시간 경기를 치른 끝에 적지에서 2승을 거뒀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3회 터진 오재일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5-1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에서 완승을 거둔 두산은 2차전마저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무패를 만들었다. 특히 2승을 원정경기에서 거뒀다는 점이 더욱 의미있는 부분. 반면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홈에서 2연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양 팀은 5시간 32분 경기(6시 2분 시작~11시 34분 종료)를 펼치며 역대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장 시간 경기를 치렀다. 이전까지는 2006년 10월 28일 잠실 삼성-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나온 5시간 15분이었다.
두산은 연장전에서 연이어 끝내기 위기를 맞았다. 10회에는 1사 만루, 11회에는 1사 1, 3루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투수들은 흔들리지 않았고 결국 다음 이닝으로 넘겼다.
위기 뒤 찬스는 그대로 증명됐다. 두산은 1-1로 맞선 연장 13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오재일이 오승환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보탠 이후 손시헌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두산은 13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일궈냈다.
7회까지는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양 팀은 몇 차례 득점 찬스를 잡기도 했지만 이를 점수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두산이 여러차례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1회 2사 1, 2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두산은 2회 1사 3루에서도 3루 주자가 홈을 밟지 못했다. 3회에는 1사 1, 3루 절호의 기회에서 최준석이 잘 맞은 타구를 때렸지만 투수 앞 직선타로 인해 더블아웃이 됐다. 4회에도 득점권 주자를 불러 들이지 못했다. 6회 역시 2사 1, 2루 무산.
두산만큼은 아니지만 삼성 역시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1회 2사 1, 3루에서 채태인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며 5회 2사 1, 2루에서도 점수가 나지 않았다. 7회에도 2루 주자가 잔루로 남았다.
첫 득점은 8회가 돼서야 나왔다. 두산은 1사 이후 김현수가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공격 물꼬를 텄다. 최준석의 볼넷으로 1사 1, 2루. 이어 홍성흔의 우익수 뜬공으로 2사 1, 3루가 된 상황에서 김재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김재호는 이날 이원석이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경기 초반 교체되며 3루수로 나섰다. 삼성 구원투수 안지만과 맞선 김재호는 초구를 때려 좌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길었던 0의 행진이 깨진 것.
삼성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삼성은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정형식의 볼넷과 박석민의 내야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순은 최형우-채태인-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
4번 타자 최형우는 삼성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볼에 연이어 방망이가 나오며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채태인은 달랐다. 볼카운트를 3-1로 유리하게 만든 뒤 5구째를 때려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1-1 동점. 이후 삼성은 이승엽과 김태완이 범타로 물러나며 역전하지는 못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연장 12회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오재일은 홈런 한 방으로 승리 주역이 됐다. 두산 불펜은 홍상삼이 다소 아쉬움을 남겼을 뿐 물량작전으로 오승환과 맞섰다.
반면 삼성은 연장전에서 끝내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고개를 떨궜다. 오승환은 4이닝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역투했지만 홈런 한 방에 무너졌다.
[오재일이 홈런을 때린 뒤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첫 번째 사진), 오재일의 홈런에 선수단이 기뻐하는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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