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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TV 예능 프로 '호코 타테', 조작 논란으로 방송 중단
일본 민영방송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호코 타테'가 방송 조작과 동물 학대 논란에 휘말렸다. 이 프로그램은 당분간 방송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일본 후지TV에서 방송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호코 타테'는 매주 일요일 오후 7시에 방송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세계에서 누구도 볼 수 없었던 대결'을 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령 예를 들자면, 40년 경력의 기술자가 작업 정확도, 속도를 놓고 기계와 대결하고, 어떤 먹이도 놓치지 않는 매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의 원격조종 미니카의 속도로 대결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남성이 인터넷상에 "호코 타테는 조작 방송"이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된 것은 바로 지난 20일 방송된 '호코 타테' 2시간 스페셜에 나온 '스나이퍼 군단 대 원격조종 군단' 편의 내용이다. 이 편의 녹화 당시 원격조종 미니카를 들고 출연한 히로사카 마사미(44)가 "이번 회에 위조된 편집내용이 너무하더라.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며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방송 조작 사실을 고발했다.
히로사카 씨에 따르면, '스나이퍼 군단 대 원격조종 군단' 편에서 스나이퍼가 총탄을 원격조종 미니카에 명중시켜 승리했다고 방송에 나왔지만, 이는 조작이라고 한다.
녹화 당시 첫 주자였던 원격조종 보트가 스나이퍼 군단을 상대로 내리 3연승을 했다. 방송에 언급된 대결룰에 따랐다면, 그 다음 주자인 헬기, 미니카의 대결 없이 원격 조종 군단의 승리가 결정됐을 터였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기껏 준비한 원격조종 미니카, 헬기와의 대결을 보여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방송 편집자가 편집을 통해 대결 순서를 바꿨다고 한다. 또한 원격조종 미니카가 촬영 도중 사고로 고장나 대결이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는 미니카가 스나이퍼의 총탄에 맞아 승부에 지는 '연출'을 선보였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방송에서는 크리스라는 남성이 스나이퍼로 등장했으나, 실제로 쏜 것은 레아라는 여성 스나이퍼였다고 히로사카 씨는 설명했다. 히로사카 씨는 20일 방송에 대해 "내용을 위조해 편집한 것"이라며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방송 직전에 제작회사 담당자로부터 편집 내용을 전달받았고 너무도 왜곡된 편집 내용에 놀라 "혹시 이 내용으로 방송된다면 사실을 공표하겠다"며 내용 왜곡을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편집자는 왜곡한 내용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냇다.
일본 원격조종계에서 유명인사인 히로사카 씨는 이 방송에 지금까지 3번 출연했다. 20일 방송분 이외에도 방송 조작은 있었다고 한다.
지난 2012년 10월 21일 방송된 '원숭이 대 원격조종 미니카'에서는 원숭이가 미니카에 놀라 도망가버렸기 때문에 대결이 성립되지 않았고, 이에 제작진이 낚시줄을 원숭이 목에 감아 미니카에 달아놓았다고 한다. 마치 원숭이가 대결을 위해 미니카를 뒤쫓는 듯한 연출을 한 것. 이는 동물학대로도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이 같이 방송 조작의 전모가 밝혀지자 온라인상을 중심으로 제작진을 향한 시청자들의 비판·비난이 쇄도했다.
결국 후지TV 측은 이 프로그램의 방송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후지TV 홍보부는 "시청자와 출연자에 폐를 끼쳐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다.
'호코 타테'는 2011년부터 정규 방송으로 편성돼 2012년에는 일본 민간방송 연맹상인 TV엔터테인먼트 방송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양질로 평가받던 프로그램의 방송 조작 논란에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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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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