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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남북소재를 다룬 영화 '붉은 가족'과 '동창생'이 6일 나란히 개봉한다.
김유미, 정우, 손병호, 박소영을 내세운 '붉은 가족'과 빅뱅 멤버 탑(본명 최승현)을 내세운 '동창생'은 남파공작원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극과 극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붉은 가족'의 제작과 각본을 맡은 김기덕 감독이 공개적으로 '동창생'을 경쟁작으로 지목함에 따라 한 날 맞대결을 펼치는 두 영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붉은 가족' 언론시사회에서 여러 차례 쇼박스 미디어플렉스가 투자, 배급을 맡은 영화 '동창생'을 경쟁상대로 언급했다.
이날 김기덕 감독은 "개인적으로 쇼박스가 투자, 제작하는 영화는 실적보다는 영화의 가치에서 경쟁적으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아직까지 있다. 개인적 생각이다. 아마 왜 그런지 아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그동안 여러 차례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에 대한 경쟁심을 드러내왔다. 그동안 김기덕 감독은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쇼박스 미디어플렉스가 배급한 영화에 화살을 돌렸다.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의 영화 '도둑들'을 '도둑'으로 칭했을 정도다.
이와 함께 그의 조감독 출신인 장훈 감독, 전재홍 감독과 쇼박스 미디어플렉스를 둘러싼 악연도 '동창생'에 대한 경쟁심을 자극했을 것이다.
장훈 감독은 김기덕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로 데뷔했지만 '풍산개'를 준비하던 중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의 '의형제' 감독으로 발탁되며 김기덕 감독과 결별했다. 전재홍 감독의 경우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의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컴백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재홍 감독이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감독이었고 '포인트 블랭크'의 감독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잘렸다"며 "전투적 환경에서 영화의 가치를 알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그곳은 맞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의도적으로 '붉은 가족'을 '동창생'과 맞붙였다.
김기덕 감독은 김기덕 필름을 통해 "도쿄에서 배우들과 함께 시기를 의논했고, 개봉을 더 늦추지 않고 11월 6일 같은 남북 영화인 '동창생'과 같이 비교하며 개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용의자' 등 남북 영화가 기획될 때 독하게 마음먹고 '붉은 가족'의 시나리오를 삼일 만에 썼다. 유명배우, 거대 제작비 등 많은 영화의 가치 요소가 있겠지만 '붉은 가족'은 1억짜리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붉은 가족'은 영화 속 의미와 재미의 가치로 다른 남북 영화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동창생'은 극장 수나 관객 수에서 '붉은 가족'의 천 배는 넘을 것이지만, '붉은 가족'이 더 좋은 영화로만 기억되면 만족한다. 나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기덕 감독이 공개적으로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에 대한 전의를 불태움에 따라 그가 말한 '영화의 가치'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주목된다.
한편 '붉은 가족'(감독 이주형 제작·배급 김기덕 필름)은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4번째 영화로 남파된 네 명의 간첩들이 남한의 평범한 가족으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또 '동창생'(감독 박홍수 제작 더 램프 황금물고기)은 아버지의 누명으로 인해 여동생과 둘이 살아남아 수용소에 감금된 19세 소년이 동생을 구하기 위해 남파 공작원이 되라는 제안을 받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두 작품 모두 6일 개봉.
[김기덕 감독(위), 영화 '붉은 가족'과 '동창생'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기덕 필름,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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