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수익 불투명한 중소기획사 도산, 대형기획사 위주 판도 변화 유력”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은 가운데, 한국 연예 기획사들도 신년 준비에 한창이다. 희망찬 새해가 되야 할 신년이지만, 요즘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은 연신 한숨만 내쉬고 있다.
2013년 연예계는 그야말로 합병과 중소규모 기획사의 대형화 러시였다. SM C&C가 인피니트가 소속된 울림 엔터테인먼트를,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씨스타 등이 소속된 스타쉽을 인수합병했다.
공식적으로는 별개의 독립법인으로 서구의 ‘레이블’ 계념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형 기획사들의 계열사 늘리기로 봐도 무방하다는게 연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소규모 기획사들의 몸집 불리기도 하나의 트랜드다. JYJ가 소속된 씨제스 엔터테인먼트가 이정재를 비롯해 최민식, 설경구 등 배우들을 영입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변신을 꾀했고, 새로 설립된 프레인TPC가 오상진, 문지애 등을 영입하면서 큰손으로 급성장 했다. 표면만 봐서는 2014년 연예계 또한 장밋빛 미래가 예상되지만 관계자들의 전망은 어둡다는 의견이 다수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그 첫 번째 이유로 한류 열풍이 주춤해 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2008년 이후 한국 연예계 성장의 견인차를 해 왔던 일본의 한류 열풍이 내부의 ‘반한’ 감정과 K-POP을 대체할 자국 연예인의 육성 및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으로 인해 씀씀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
한국 시장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파이가 큰 일본 시장에 K-POP아이돌, 혹은 한류 배우로 장사가가능했지만 2013년 초반 불어 닥친 일본 방송사들의 한류스타 기피 현상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이미 진출한 대형 기획사 한류스타들의 경우 공연을 통해서 수익창출이 가능하지만, 더 이상의 신규 한류스타 발굴은 힘들어진다는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가요 기획자는 “한류 열풍으로 인해 작은 국내시장을 노리기 보다 일본을 비롯한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노린 기획자가 많았다. 하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은 관련 시장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큰 돈을 벌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일본 시장이 중요한데, 일본 내부의 반한 감정으로 인해 방송사들이 출연 자체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 연예인에 우호적이던 후지TV 등도 카라나 소녀시대 등 스타급을 제외하고는 보기가 힘든 실정이다. 현지 미디어 관계자들 또한 반한 감정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할 정도다”고 일본 내부의 사정을 전했다.
한류시장의 붕괴는 중소규모 기획사의 붕괴를 의미한다. 실제로 3대 기획사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사업부를 신설하고, 연기자 매니지먼트 파트도 육성하는 대안을 내놓았다. 반면 이들과 비교해 자금력이 부족한 기획사들은 이렇다 할 대처도 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게 되는 일 까지 벌어진다.
과거 한국 연예계에 한 몫을 차지했던 국내외 배급사들의 투자 규모 또한 상당수 줄어들었다. 한 중견 기획사 고위관계자는 “한 대형배급사에 투자 지원을 문의하러 갔는데, ‘팬클럽 회원 1만명’이라는 황당한 조건을 들었다.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이 1만 명의 팬클럽 회원을 유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고 배급사들이 투자를 꺼려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기업을 비롯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엔터 산업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 결과 과거 우후죽순 생겨났던 1인 기획사 열풍은 2013년 이후 찾아 볼 수가 없게 됐다. 자본력이 있는 대형 기획사로 이적하는 스타가 줄을 잇고 있다.
한류스타 이병헌과 배용준은 자신들이 오랜기간 동고동락한 매니저와 함께 설립한 1인 기획사를 대형 기획사로 만들어낸 인물들이다. 이병헌은 오랜 동반자인 손석우 대표와 함께 2006년 BH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고수, 한효주 등을, 배용준은 양근환 부사장과 함께 2004년 키이스트의 전신 BOF를 설립해 지금의 김현중, 김수현 등이 소속된 대형 기획사로 만들어 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 연예계에서 제2의 SM, YG, JYP는 물론, BH와 키이스트 또한 배출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 중심에는 연예 기획자들의 아이돌과 한류 열풍에만 기댄 안일함이, 여기에 뜬금없는 반한감정이 가세하면서 향후 5년은 갈것으로 전망되던 한류열풍이 갑자기 사그라들면서 닥친 빙하기가 있다.
2014년 연예계는 먹느냐 먹히느냐가 아닌 사느냐 죽느냐의 적자생존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류 중흥기 신 연예계 큰손으로 떠오른 이병헌-배용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