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제는 노력이 아니고 잘해야죠."
LG 트윈스 최동환은 지난 2010년 이후 3년간 프로 무대에서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2년 만에 팀에 합류한 그는 지난해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다. 입대 전 40번에서 1번으로 교체했던 등번호도 12번으로 또 한 번 바꿔 달았다. 모자챙 안쪽에는 '전력투구' 네 글자를 새기고 지난 시즌 도약을 다짐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어깨 부상으로 1군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와의 한 경기에만 등판했다.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을 기대케 했으나 부상에 발목 잡혔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한해였다.
최동환은 경동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번(전체 13번)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다. 그는 입단 첫해부터 팀의 승리조로 나서며 팬들에게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데뷔전인 2009년 4월 4일 대구 삼성전서 1⅓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보였고, 4월 한 달간 연일 호투를 펼쳤다.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5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46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고, 결국 38경기 1승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7.07의 성적만 남기고 첫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인 2010시즌에는 단 한 경기에 나서 2명의 타자를 상대했으나 볼넷 2개만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게 끝이었다. 이후 1군 마운드에 선 그를 볼 수 없었다. 2010시즌을 마치고 입대를 택했다.
입대를 도약의 계기로 삼은 최동환은 복무 기간에도 퇴근 후 재활 센터에서 운동을 쉬지 않았고, 복귀 6개월을 앞두고는 캐치볼을 시작했다. 그가 전지훈련에 합류할 수 있던 이유다. 당시 그는 "자신은 있는데 많이 부족하다. 아직도 배우는 단계인 만큼 더 자신감을 갖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동환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어깨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6월 말 원더스와의 교류전에 등장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잠시였다. 내내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지난해 11월 봉중근과 류제국, 우규민, 유원상 등 주축 투수들과 함께 사이판 재활훈련에도 참가했다. 비활동 기간인 12월에도 훈련을 쉬지 않고 몸을 만들었다. 그는 "사이판 다녀온 지 얼마 안 됐다"며 "준비 잘하고 있다. 공 던지는 데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몸 상태는 정말 좋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최동환은 "좋은 건 다 하고 싶다"는 다소 소박한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승리와 세이브, 탈삼진 등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뭐든지 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게 첫 번째 단계다. 그는 "지난 시즌 아파서 고생했는데 올해는 아프지 않고 만족할 만한 시즌을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동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올해 정규시즌에 볼 수 있느냐'고. 의미심장한 답변이 돌아왔다. 짧고 굵은 그의 한 마디에 모든 각오가 함축돼 있었다.
"노력해야죠. 아니, 잘해야죠."
[LG 트윈스 최동환이 도약을 꿈꾼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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