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전창진 KT 감독은 전태풍이 진짜 태풍이 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부산 태풍'으로 거듭난 전태풍이 트레이드 후 처음으로 친정팀과 상대했다. 지난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는 KT와 오리온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전태풍은 10득점 9어시스트로 KT 이적 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팀에 78-69 승리를 안겼다.
전태풍은 이날 경기 막판에서 아이라 클라크와 멋진 앨리웁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자 전창진 감독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사실 전 감독과 전태풍의 '농구 코드'는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 전 감독은 "나는 패턴을 많이 갖고 공격을 하는 편이고 태풍이는 자신이 휘젓고 다니는 스타일이라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전 감독은 전태풍에게 자신의 스타일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전 감독은 "전태풍과 같은 선수는 하고 싶은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이미 전 감독은 전태풍의 마음과 자세를 읽었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평소 나는 선수를 볼 때 훈련을 하는 자세를 많이 본다. 전태풍은 연습하는 자세가 일단 '합격'이다. 선수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라고 말하는 전 감독이다.
아직 전태풍이 체력이 100%가 아닌데다 KT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팀 공격 패턴을 익히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전 감독은 전태풍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팀에 녹아들게 하고 있다. "수비 선수 1명도 제치지 못하면 그게 전태풍이냐"라는 전 감독의 말에 전태풍 역시 "맞아요"라고 수긍했다고.
"전태풍의 체력이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린다. 5라운드쯤 되면 체력이나 슈팅 감각이 많이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전 감독은 "우리 팀은 일률적으로 공격을 하는 편인데 태풍이가 휘젓고 다니면 외곽 찬스도 더 생길 수 있다. 클라크도 자신이 만들어내기 보다는 받아 먹길 잘 하는 선수다"라고 '전태풍 효과'를 기대했다.
전태풍 역시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KT에서의 새 출발을 즐기고 있다. "여기서는 실책을 해도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면 된다"고 심적으로 편해진 것을 말한 전태풍은 "3주 정도 지나면 내 체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전 감독과 전태풍의 만남. 그러나 서로 간의 이해와 기다림 속에 '더 빛나는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두 사람이다.
[오리온스전에 나선 전태풍. 사진 = KBL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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