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축제는 끝났다.
여자프로농구는 2일 KB-삼성생명전을 끝으로 올스타브레이크를 맞이했다. 5일에는 올스타전을 치렀다. 정규시즌은 8일 KDB생명-신한은행전으로 재개된다. 팀별로 최소 1주일간 경기가 없는 셈이다. 전체 7라운드 중 4라운드에 돌입한 상황. 시즌 중반이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승부수가 나올 때가 됐다.
감독들은 생각이 많아질 시기다. 한 감독은 “팀별로 1~2번 맞붙으면 주요 공격패턴과 수비전술이 노출된다. 계속 바꿔줘야 한다”라고 했다. 올스타브레이크는 전술 점검 및 수정에 최적화된 기간이다. 부상자들은 몸을 돌볼 수 있다. 새로운 외국인선수들과 국내선수들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정규시즌 1우와 2위의 차이는 매우 크다. 정규시즌 우승팀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다. 2위는 3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올 시즌엔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4팀에서 3팀으로 줄었다. 정규시즌 4위와 3위가 붙는 준플레이오프가 사라지면서 2위 혹은 3위팀의 부담도 줄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향한 경쟁률은 더 높아졌고, 정규시즌 우승팀 프리미엄은 여전하다. 일단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중위권으로 내려갈 것 같진 않다. 당연히,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가능한 정규시즌 우승을 하고 싶을 것이다.
▲ 주춤한 우리은행, 상승세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3라운드서 3승2패를 거뒀다. 2라운드서 시즌 첫 패배를 안긴 신한은행에 복수했지만, KB와 하나외환에 일격을 당했다. 확실히 최근 우리은행 특유의 하프코트 프레스, 트랩 수비에 나머지 팀들이 적응하는 분위기다. 변형 수비 전술은 강력한 체력과 집중력을 요한다. 위성우 감독은 이번 올스타브레이크서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 미세한 움직임에 또 한번 변화를 줄 수 있다. 선두를 유지하느냐 마느냐가 좌우될 수도 있다.
2위 신한은행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3라운드서 4승1패를 거뒀다. 선두 우리은행에 패배한 게 보약이 됐다. 선두 우리은행과의 격차도 어느새 2경기 차다. 신한은행은 최윤아, 김단비 등의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내부적인 시스템이 자리 잡혔다. 임달식 감독은 엘레나 비어드의 활용도도 찾았고, 김규희, 윤미지 등 백업 선수들에 대한 역할도 명확하게 정했다. 곽주영과 조은주 등 이적 선수들도 마찬가지. 선수층이 두꺼운 신한은행은 어떤 상대를 맞이해도 대응할 수 있는 전술의 폭이 넓다. 신한은행은 세대교체 이후 전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우리은행엔 가장 위협적인 팀이다.
▲ 혼돈의 중위권
중위권은 혼돈 그 자체다. 최근 KB가 살짝 흔들린다. 센터 없는 토털바스켓은 확실히 체력이 아킬레스건이다. 서동철 감독이 애용하는 2-1-2 지역방어 혹은 변형 드롭 존 디펜스 역시 체력이 관건이다.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 KB는 최근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모니크 커리가 매 경기 괴력을 뽐내지만, 농구는 5명이 하는 스포츠. 서 감독이 올스타브레이크에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KDB생명은 시즌 초반의 위기에선 확실히 벗어났다. 안세환 감독 체제가 서서히 안정되는 느낌이다. 강영숙의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김진영이 시즌 아웃 됐으나 이경은의 경기력도 많이 올라왔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경기력이 안정적이진 않다. 일단 티나 톰슨과 켈리 케인이 연이어 부상을 입으면서 팀의 중심이 흔들렸다. 대체 외국인선수 엠버 홀트와 국내선수들의 호흡도 맞지 않는다. KDB생명은 최근 3연패를 당했으나, 3위 KB와는 아직 1.5경기 차. 5위 삼성생명에도 0.5경기 차로 쫓기는 입장. KDB생명이 이번 올스타 브레이크에 PO 승부수를 마련했을지 궁금하다.
▲ 예상할 수 없는 외국인선수들
하위권의 삼성생명과 하나외환은 최근 외국인선수에 변화를 줬다. 삼성생명이 영입한 샤데 휴스턴은 확실히 물건이다. 쉐니쿠아 니키그린의 떨어지는 기량을 메우는 수준을 넘어섰다. 테크닉이 투박해 보여도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지능적인 돌파에 경쟁력이 있다. 삼성생명은 샤데의 활약으로 최근 3연승 상승세를 탔다. 멀어 보이던 3위 KB에 단 2경기차로 추격했다. 물론 아직 상대팀들이 샤데를 잘 모른다. 시간이 좀 지나면 수비 공략법이 나올 수는 있다.
최하위 하나외환이 영입한 이베케도 괜찮은 선수라는 평가다. 일단 베테랑 나키아 샌포드의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이점이다. 조동기 감독은 이베케의 영입으로 전술 활용의 폭이 넓어졌다. 에이스 김정은이 건재하고 허윤자도 좋지 않은 몸이지만, 분전 중이다. 가드진의 안정화가 관건인데, 이베케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3위 KB에 3.5경기 뒤진 하나외환. 이젠 좀 더 뒤처지면 플레이오프는 불투명해진다. 삼성생명과 하나외환은 새로운 외국인선수들이 변수다.
[우리은행-신한은행전 장면(위), 서동철 감독(가운데), 삼성생명 샤데(아래). 사진 = W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