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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이제는 배우도 춤과 노래가 돼야 하는 시장이다. 그래야 경쟁력이 확보된다” 배우 하정우, 김성균, 염정아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판타지오 오디션 담당자의 말이다. 이젠 배우도 아이돌 가수처럼 춤과 노래가 가능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는 뜻이다.
얼마 전 기자는 취재차 판타지오의 배우 오디션인 액터스리그 3기 오디션 현장을 방문했다. 취재를 하며 가장 신기했던 점은 바로 합격의 당락이 단순히 연기력만으로 결정되진 않았다는 것. 심사위원들은 연기가 어느 정도 뒷받침 되면서 동시에 춤과 노래에 기초가 탄탄한 신인배우들을 찾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연예계의 달라진 지형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드라마에서 맹활약하는 아이돌가수들이 많아지면서 연기만 잘하는 신인배우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아이돌 가수들은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적인 면에서도 신인배우들 못지않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영화 ‘변호인’의 임시완이나 ‘동창생’의 탑,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이 스크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 받았다. 또 현재 KBS 2TV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의 윤아, 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의 아이유도 브라운관에서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물론 1990년대에도 몇몇 아이돌가수들이 가수 활동을 통해 얻은 유명세로 드라마나 영화에 캐스팅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연기에 뛰어든 탓에 대부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가수들은 다르다. 이들은 데뷔 전부터 소속사로부터 춤과 노래, 연기까지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아온 세대다. 때문에 연기력도 신인배우에 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가수 활동으로 생겨난 유명세까지 덤으로 얹어지니, 제작자들은 이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f(x)의 크리스탈이나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씨엔블루의 강민혁 등 아이돌가수들을 대거 캐스팅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크리스탈, 박형식, 강민혁은 다른 배우들과 함께 오디션을 봤고 그 중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했기 때문에 캐스팅 된 것이다. 단지 아이돌이라 눈에 띄어서가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래와 춤에 경쟁력을 키워야하는 것은 단순히 신인배우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한류스타인 배우 이민호는 최근 기자와 인터뷰 차 만난 자리에서 가수의 콘서트 같은 형식의 팬미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팬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피했다.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자리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젠 그런 걸 피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할 수 있는 한 발전시켜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이민호 외에도 배우 박신혜나 장근석, 이준기 등이 팬미팅에서 갈고 닦은 노래와 춤을 보여주며 해외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스타들이다. 톱스타의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도 춤과 노래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분야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팬미팅은 배우가 손 흔들어주고 미소지어주는 것만으론 안 통한다. 해외 팬들도 스타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등 볼거리가 많은 팬미팅을 선호한다. 이제 배우들에게 연기 외에 다양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 춤과 노래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배우의 본질은 탄탄한 연기력일 것이다. 하지만 배우를 꿈꾸는 사람은 많아지고 연기 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 등 다방면에 재능을 가진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제는 배우들도 만능 엔터테이너로 변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배우 이민호-박신혜-장근석(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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