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총체적 난국이다.
최하위 동부가 또 다시 장기연패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14일 모비스와의 원정경기를 내주면서 최근 7연패. 시즌 초반 12연패만큼이나 뼈 아프다. 지난해 11월 24일 12연패에서 벗어났던 동부는 이후 10경기서 5승5패로 보합세였으나 최근 다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도 가물가물하다. 9승 25패의 최하위 동부는 공동 6위 오리온스, KCC에 5.5경기 뒤졌다. 올 시즌 동부의 경기력으로는 남은 20경기서 5.5경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총체적 난국이다. 동부는 올 시즌 내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 에이스 김주성의 연이은 부상을 시작으로 팀 조직력에 균열이 생겼다.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하고자 하는 의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충희 감독도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회의론을 제기한다.
▲ 무너진 수비조직력과 떨어진 의지
동부는 전통적으로 수비조직력이 막강했다. 김주성이 골밑 수비에 능하다 보니 그를 중심으로 팀 전체적인 수비조직력이 꽉 짜였다. 올 시즌 김주성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데뷔 이후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주성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팀 조직력이 크게 흔들린다. 올 시즌 동부의 실점은 경기당 79.1점으로 최하위다. 최소실점 모비스의 69.3점에 비해 약 10점을 더 실점한다. 어마어마한 결과다.
동부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의지가 떨어진다. 이날 모비스전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반전서 대등한 승부를 펼친 동부는 후반 초반 곧바로 외곽포를 얻어맞으면서 지역방어가 깨졌다.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외곽 수비 로테이션은 허술했고, 골밑 수비는 느슨했다. 몇몇 선수는 자신이 맡은 공격수를 제대로 찾지도 못했다. 경기 막판 점수가 하염없이 벌어지는데도 동부 선수들의 수비에는 영혼이 없었다. 크게 뒤질 때 꺼낼 수 있는 전면강압수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승준은 어차피 공격력보단 수비 공헌도가 떨어지는 빅맨이다. 중요한 건 이들과 외국인선수의 조합인데, 이 감독이 이 부분에서 확실한 컬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키스 렌들맨과 크리스 모스 모두 공수에서 확실한 장점이 없다. 때문에 골밑 수비력이 매우 약해졌고, 외곽 수비에도 한계가 생겼다. 수비가 안 되니 공격 효율성도 떨어진다.
▲ 최후의 카드는 트레이드?
동부에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일단 1월 말에 윤호영이 상무에서 제대하고 팀에 복귀한다. 골밑 수비력과 공격력이 출중한 윤호영의 가세는 동부 전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김주성과의 시너지효과도 극대화될 전망. 그럴 경우 이승준의 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동부는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도 있다. 비골 골절로 물러났던 허버트 힐의 몸 상태가 최근 회복됐다고 한다. 힐은 올 시즌 초반부터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동부로선 모스 혹은 렌들맨을 힐로 교체한 뒤 힐이 필요한 팀과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다. 골밑 공격력이 있는 힐을 원하는 팀은 분명히 있다. 트레이드도 4라운드 이후엔 할 수 없다. 마감일은 오는 21일.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윤호영이 합류하는 동부로선 무언가 승부수를 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
▲ 이충희 감독 최후의 승부수는
한 원로 농구인은 “이충희 감독이 좀더 확실한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올 시즌 6년만에 프로에 복귀한 이 감독은 이렇다 할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주변환경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외국인선수 선발도 사실상 실패했다. 하지만, 위기에서 선수들을 다잡고 강력한 승부수로 팀 분위기를 바꾸는 건 감독만 할 수 있다.
김주성, 윤호영의 복귀와 외국인선수 교체 및 트레이드 타진 등 현 시점에서 동부가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부가 갖고 있는 시스템 자체의 약점을 치유하지 못하면 경기력 자체의 엄청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는 이 감독과 선수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대로라면 6강은 물론이고 죽도 밥도 안 된다. 동부는 지금 총체적 난국이다.
[동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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