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토종 투수 최다 이닝에 도전한다. 지난 15일 동료들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괌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양현종은 시범경기 이전까지 자신과 팀의 명예회복을 위해 괌과 오키나와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릴 계획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전반기에는 에이스급 피칭을 펼쳤다. 전반기 성적은 9승 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훌륭했다. 후반기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며 1승도 추가하지 못해 10승 대열에 복귀하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토종 에이스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몸 관리를 완벽히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양현종은 "지난해 몸 관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컸다. 올해는 겨울에 준비를 잘 해왔으니 캠프에서 베스트 컨디션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컨디션은 캠프에 맞게 준비되어 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야구대제전에도 나섰을 정도로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양현종은 당시에 대해 "던질 것이란 생각은 못하고 참가에 의의를 뒀는데 중요한 경기에 기회가 왔다. 몸을 풀다 보니 괜찮았는데, 던지고 나서 1월에 검진을 받았을 때도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목표를 묻자 수치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닝을 많이 가져가면서 가능하다면 두 자릿수 승리를 하고 싶다. 부상만 조심한다면 우리 팀도 실력 있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팀 성적도 좋을 것 같다"며 비교적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어느 정도 이닝이면 만족하겠냐는 질문에 "150이닝 이상이다"라고 한 양현종은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토종 최다 이닝 투수가 된다면 2010년 이후 이루지 못했던 10승 복귀도 현실이 된다. 지난해 토종 최다 이닝을 기록한 노경은(두산, 180⅓이닝)은 불운 속에서도 10승을 거뒀고, 그 뒤를 잇는 윤성환(삼성)과 송승준(롯데)도 각각 13승, 12승으로 무난해 10승을 달성했다.
토종 최다 이닝으로 에이스급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지만 부담감은 없다. 양현종은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내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 (송)은범이 형, (김)진우 형, 서재응 선배님 등 좋은 투수들이 많다. 은범이 형이 마무리 캠프에서 정말 좋았는데, 은범이 형을 받친다는 생각으로 하면 될 것 같다"며 자신 외에도 팀에 든든한 투수들이 있음을 강조했다.
양현종은 후반기 부상으로 팀의 몰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가 돌아왔을 때는 팀이 이미 4강 경쟁에서 멀어진 뒤였다. 그러면서 양현종은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몸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뼈저린 경험을 했다.
그리고 지금의 양현종은 그 경험이 준 가르침까지 잊지 않고 있다. 4년 전에는 16승 투수였지만 2년 전에는 28경기에 나서고도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추락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에이스로 올라가려는 시점에서 부상으로 낙마하는 경험까지, 양현종은 한 선수가 겪을 수 있는 영광과 시련을 짧은 시간에 모두 겪었다. 많은 것을 깨달은 양현종이 최다 이닝 투수로 거듭나며 KIA를 다시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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