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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기적의 하모니 그 후, 교도관은 왜 소년범을 다시 찾아 나섰나.
17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사랑과 용기를 담아 희망을 노래했던 기적의 하모니. 김천 교도소의 ‘드림스케치’ 합창단 그 뒷이야기가 공개된다.
지난 2011년 강도, 살인, 방화 등, 중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들이 수감된 김천교도소. 이곳의 아이들은 사랑과 용기를 진솔하게 담은 합창공연으로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합창단은 방황하며 젊은 날을 소비했던 소년범들에게 놀라운 기적을 안겨줬고, 그 곁에는 아버지 같은 교도관 정홍기 주임이 늘 함께 했다.
하지만 정주임은 1년 간 준비해온 합창공연을 코앞에 두고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했다. 큰 수술 후, 합병증과 싸우다 결국 교도관을 그만두게 됐다.
당시 정주임과 함께 했던 합창단원 대부분은 복역을 마치고 사회로 나간 상태였고 2년 만에 작별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던 아이들을 만나러 정주임은 기차에 올랐다.
정홍기주임은 "조금 늦었지만, 꼭 만나봐야 할 아들이 있습니다. 꼭 전해줘야 하는 게 있거든요'라고 밝혔다.
역에 도착한 정주임을 마중 나온 이가 있다. 교도소에서 알아주는 싸움꾼이었지만 합창단 반장을 맡으면서 주먹싸움 대신 노래에 빠져들었던 대근이었다.
정주임의 전화 한통에 부리나케 달려온 그는 현재 자동차 견인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교도소 시절, 파란 수의에 적힌 번호로 불렸지만 이젠 명함을 내밀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지난 2년간의 시간은 녹록치 않았다고 했다. 낙인을 가진 채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참기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그는 합창단에서 노래하며 다짐했던 각오들을 떠올리곤 했다고 한다. 자신에게 정주임은 ‘꿈이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 정신적인 아버지라고 말했다.
대근이와 함께 간 소박한 식당, 반가운 얼굴들이 정주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합창을 함께 했던 아이들이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꼭 찾아야 할 얼굴 하나가 보이지 않는다. 자신 때문에 손가락질 받을 아버지가 걱정되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하며 아버지를 위해 새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었던 아이, 그 아이는 바로 교도소에서 가장 작고 순했던 재민이였다. 정주임은 유독 재민이에게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다.
사실 재민이의 아버지는 재민이의 공연을 보고 돌아간 그날 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정주임은 자신이 있었더라면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여줄 수 있었을 거란 후회와 함께 꼭 재민이에게 전해주어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그가 길을 나설 수 없는 2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온 봉투,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을까. '궁금한 이야기 Y'는 17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궁금한 이야기Y'.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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