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국내야구도 비디오판독 확대를 해야 하는 것인가.
메이저리그가 올 시즌부터 비디오판독 범위를 확대한다. 홈런-파울 판독뿐 아니라 아웃-세이프, 파울-페어, 체크스윙-노스윙, 외야 관중의 방해 여부, 태그 플레이 여부 등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게 됐다. 각 팀은 경기당 1회만 신청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역시 국내야구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계방송 카메라 장비의 발달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오심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판정 논란은 구단뿐 아니라 심판들에게도 스트레스였다. 결국 보수적인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생각을 바꿨다. 과학의 힘을 빌려 정확한 판정을 하는 게 구단과 심판 모두에게 좋다고 봤다. 옳은 판정을 했는데도 오심 논란에 휩싸인 심판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누명을 벗을 수도 있고, 심판에게 좀 더 정확한 판정을 유도할 수도 있다.
▲ 아직은 신중한 국내야구
한국과 일본은 아직 확실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 역시 메이저리그의 영향을 받아 비디오판독을 도입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경기당 1회 홈런-파울 여부만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판정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에도 명백한 오심이 몇 차례 나왔는데, 일각에선 비디오판독을 확대해서 정확한 판정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KBO는 신중하다. 비디오판독이 가져올 단점이 있다는 걸 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비디오 판독 자체를 메이저리그 사무국 본부에서 별도의 심판원을 편성해 실시하는데,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 모든 구장에 특수 카메라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중계방송 카메라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중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국내야구의 경우 일부 열악한 구장의 사정상 여전히 중계방송 카메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 ML, 심판들의 권위를 지켜줬다
자세히 지켜볼 부분이 있다. 메이저리그는 비디오판독 확대를 결정하면서 심판들의 권위도 세워줬다. MLB.com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7회 이후에는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도 심판조 조장이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그대로 감독의 요청을 묵살하게 된다.
일단 비디오 판독에 들어가면 메이저리그 사무국 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특수카메라를 통해 판정을 확인한 뒤 현장에 통보하지만, 경기 종반엔 비디오 판독 실시 권한 자체를 심판에게 줬다. 판정의 공정성, 객관성을 최대한 높이면서, 심판들의 권위와 자존심도 세워준 것이다. 국내 한 야구인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런 건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이 야구인은 “판정 수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는데, 방송 카메라 기술이 발달해서 사람이 판단하기 쉽지 않은 세밀한 부분까지 잡아낸다. 그러니 좋은 심판이 순식간에 능력 없는 심판이 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물론 지난해 판정 논란 중에서는 심판 자체의 역량을 의심할만한 사례도 있었지만, 이런 케이스도 분명히 있었다. 때문에 심판들의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졌다는 말도 들렸다.
시대가 바뀌었다. 팬들은 더욱 정확한 판정을 요구한다. 메이저리그는 개혁을 시작했다. 스트라이크-볼을 제외한 대부분 판정에 과학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대신 팀당 1회로 횟수를 제한했고, 경기 종반엔 심판원이 비디오판독 실시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팬들의 요구도 반영하면서 심판들의 고충도 감안한, 이른바 솔로몬의 지혜다. 국내야구도 이런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도 일단 올 시즌에는 이렇게 비디오판독을 실시한 뒤, 다시 규정을 손질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국내야구로선 일단 메이저리그의 행보를 지켜본 뒤 신중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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