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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제 생각대로 해보는 거죠.”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오리온스 김도수가 전자랜드를 상대로 마침내 데뷔전을 치렀다. KT 소속이었던 지난해 12월 13일 오리온스전 이후 1달만의 실전경기. 의도치 않았던 금지약물 파동에 오리온스 합류 이후에도 코트에 서지 못한 채 칼날을 갈았던 그가 드디어 돌아왔다. 김도수는 이날 18분 46초간 4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은 미약했으나 복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오리온스가 KT와 4-4 트레이드를 했을 때 리처드슨과 함께 핵심으로 여긴 선수가 김도수였다. 사실 장재석과 임종일은 장, 단점이 확실한 선수라 오리온스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이란 장담을 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김도수는 추일승 감독이 과거 KTF 시절 데리고 있었던 선수다.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팀이 트레이드를 논의할 당시 추 감독이 김도수를 강력하게 원했다고 한다.
김도수에게도 오리온스행은 기회다. 비록 이적 과정에서 금지약물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으나, 최근 몇 년간 부상에 시달리며 제 몫을 하지 못했던 김도수로선 자신을 잘 아는 추 감독 밑에서 부활을 노릴 적기를 맞았다. 추 감독은 김도수가 비록 이적하자마자 경기에는 제대로 뛰지 못했지만, 꾸준히 팀 연습에 합류시켜 손발을 맞췄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추 감독은 “경기감각이 문제”라고 했다. 기자가 “사기저하가 걱정된다”라고 하자 “그런 건 괜찮다. 멘탈이나 마인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김도수를 1쿼터부터 교체투입하며 가능성을 점검했다. 아무래도 추 감독의 말대로 경기감각이 문제였다. 김도수는 근성있는 수비력은 물론이고 외곽슛도 갖춘 센스있는 포워드다. 오리온스에선 김동욱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다.
추 감독은 김도수에게 김동욱의 대역을 맡기려고 했다. 나이가 제법 든 김동욱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줘 경기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리처드슨이 외곽에서 최진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자 김동욱의 역할분담도 재정립됐다. 오히려 김동욱이 출전시간을 적절히 유지하면서도 오리온스의 유기적인 외곽시스템에 녹을 수 있게 된 것.
이런 상황에서 김도수의 가세는 천군만마다. 김동욱과 리차드슨의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다. 공수옵션의 증가를 의미하고, 오리온스가 비로서 완전체 전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일단 김도수의 경기감각이 살아나는 게 과제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그리고 여전히 확실하게 보완하지 못한 수비조직력에 대한 보완 문제에 김도수가 어떻게 녹아 드느냐가 관건이다.
추 감독은 “이제 생각대로 되는 거죠”라며 기대했다. 추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오리온스는 전자랜드에 역전패했다. 김도수와의 시너지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완전체 전력을 갖추고 첫 승이라 작은 의미가 있었다.
[김도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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