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강산 기자]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하겠다는 각오로 던질 것이다. 그래야 팀이 승리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투수 케일럽 클레이는 단 한 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선수다. 하지만 프로 의식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영락없는 '한화맨'의 모습 그대로였다.
스프링캠프 첫날인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한화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한 클레이는 "팀의 일원이 됐다는 느낌이 든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988년생으로 역대 한국프로야구 최연소 외국인선수인 그는 기존 선수들과 함께 '달라진 한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김응용 한화 감독도 "몸 관리 잘하고 많이 먹어라.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그의 합류를 반겼다.
지난달 한화와 계약한 클레이는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1라운드 지명 선수라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그는 아직 꽃피우지 못한 유망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화려한 경력을 지닌 것은 아니나 한화는 그의 장래성을 높게 봤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31로 이 부문 리그 최하위에 그친 데다 10승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한화로서는 클레이의 활약이 절실하다.
클레이는 마이너리그에서만 7시즌을 뛰며 통산 147경기에 등판, 26승 33패 평균자책점 4.19, 369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 27경기 중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2.96(158⅓이닝 52자책)을 기록했고, 피안타율도 2할 2푼 5리로 좋았다. 140km 초반대 직구에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클레이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찰리 쉬렉(NC 다이노스)과 비슷한 스타일이다"고 평가했다.
마이데일리는 22일 오키나와 현지에서 한화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클레이와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그의 차분한 목소리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났다. 다음은 클레이와의 일문일답. (①에서 이어짐)
계약 당시 구단에서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주무기는 무엇인가.
"슬라이더다. 주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고 체인지업과 커브는 특정 타이밍에 던진다. 정해진 포인트에 던지기 위해 최대한 부드러운 투구폼을 유지하려고 한다.
한국 타자들은 최대한 공을 오래 보고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에 능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나.
"나는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고등학교 때도 그랬다. 맞춰잡는 데 능하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타자의 배트 중심(Sweet spot)에 맞지 않게끔 던진다. 야수들이 잡기 쉬운 타구를 유도하려 한다.
일주일간 한국의 스프링캠프를 체험했다. 미국의 스프링캠프와 다른 점을 꼽는다면.
"모든 것이 다르다(웃음). 워밍업을 오래 하는 것도 그렇고, 가장 큰 차이는 호텔에서 옷을 갈아입고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니까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화 선수들은 외국인선수들과 매우 가깝게 지냈다. 선수들의 첫 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다들 유머감각도 있고 재미있다. 언어는 다르지만 많이 얘기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다가가 친하게 지내려 한다. 언어의 장벽을 깨트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
한국 무대 첫해 목표가 있다면.
"팀의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는 것을 상상하는 선수와 팀은 없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나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다. 일단 건강하게 성공적으로 올 시즌을 마치는 게 우선이다. 목표가 있다면 매 1구 1구에 최선을 다하고, 준비 잘해서 등판 당일 최고의 힘을 쏟아붓는 것이다. 또한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하겠다는 각오로 던질 것이다. 그래야 팀이 승리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
[한화 이글스 케일럽 클레이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클레이(가운데)가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듣고 있다. 사진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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