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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은 죽지 않는다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대체 어떤 콘셉트로 나가야 시선을 끌까요? 이번엔 정말 잘 돼야 되는데”, “어쩔 수 없어요. 화제라도 되려면 섹시하고 자극적인 것을 찾는 수 밖에”
아이돌 그룹을 비롯해 신인 가수들을 키우는 기획사 관계자들의 푸념이다. 누군가는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구분도 되지 않는 ‘실종된’ 하의를 입고 무대에 오르고, 누군가는 무대에 누워 바닥을 ‘쓱쓱’ 쓸어대는 이 시대의 가요계에서 ‘정답’이란 무엇일까. 물론 누구나 ‘정답’을 향해 가야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정답’을 알고는 있어야 한다.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음악’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 ‘정답’을 요즘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걸그룹은 헐벗고 나오며, 아이돌 그룹들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유명 작곡가, 작사가의 곡을 들고 컴백한다. 그다지 독창적이지도, 확실히 귀를 끌지도 않은 음악을 들고 나오면서 그 외의 부수적인 퍼포먼스, 의상,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어떻게 화제가 될 지 궁리한다. 처음부터 틀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래서 음악을 하는 사람에겐 ‘음악’이 중요하다. 몇 번이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 말은 가수 조용필과 밴드 버스커버스커, 아이돌 그룹 엑소가 증명해 냈다. 분야가 다 다른 이들은 음악이 왜 중요한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조용필은 지난해 19번째 앨범 ‘헬로(Hello)’를 발매했다. 그의 새 앨범에는 누구나 어깨를 들썩일 만한 ‘바운스(Bounce)’가 담겼고, ‘헬로’로 진한 인사를 전했다. 오롯이 음악으로 조용필은 ‘역사 속 전설’이 아니라, ‘음악하는 현역 가수’가 됐다. 버스커버스커 역시 지난 2012년과 지난해 각각 발표한 정규 1집과 2집을 통해 음악으로 말했다. 특별한 방송활동이나 홍보 없이도 이들의 음악은 음악팬들의 마음에 닿았다. 데뷔 2년차 신인 아이돌인 엑소는 ‘으르렁’이라는 곡을 통해 단숨에 대중성을 확보했다. “‘으르렁’은 노래만 들어도 정말 좋다”라는 동료 아이돌들의 칭찬 속에 ‘흥행의 비밀’이 숨어 있다.
결국 가수의 흥망성쇄는 ‘음악’에 달렸다. 무엇보다 그 가수, 그룹의 특성에 잘 맞는 ‘좋은’ 노래를 선보여야 비로소 통할 수 있다.
사실, 이 ‘통함’이라는 건 말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음악’이라는 짧은 단어 속엔 얼마나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좋은 음악’은 소위 말하는 ‘기(氣)’와 ‘시(時)’ 등 무수한 조건을 뛰어 넘어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조금도 자극적이지 않은, 그저 조곤조곤 가사와 멜로디를 읊조렸던 가수 고 김광석의 음악이 우리에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떨림과 울림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기억해야 한다.
[가수 故 김광석, 가수 조용필, 밴드 버스커버스커, 아이돌 그룹 엑소(아래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출처 = 김광석 'Anthology 1' 재킷 커버,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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