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미국 샌안토니오 안경남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3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 돔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을 시작하면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이 일종의 몸 풀기였다면, 이번 멕시코전은 전훈의 성과를 가늠한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전술적인 측면에서 멕시코는 한국에게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미겔 에레라 감독의 멕시코는 스리백 기반의 5-3-2(또는 3-5-2)포메이션부터 상대에 따라 4-4-2, 4-3-3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이는 현지시간으로 28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 돔에서 열린 에레라 감독의 기자회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멕시코의 포메이션이 5-3-2가 맞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시스템에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첫째. 측면을 지배해야 경기를 이긴다
멕시코 5-3-2 포메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좌우 측면 윙백의 전진이다. 멕시코 명문 클럽 아메리카서 나란히 활약 중인 아길라르와 라윤은 윙이라 해도 될 만큼 공격 가담이 뛰어나다. 둘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는 건 멕시코가 3명의 센터백을 두기 때문이다. 수비시에는 5명이 됐다가, 좌우의 2명이 전진해도 3명이 후방에 남아 상대의 역습을 차단할 수 있다. 이때, 한국은 좌우 날개의 수비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염기훈이 수비에 소홀해질 경우 왼쪽 수비는 멕시코 윙백과 일대일 또는 상황에 따라(포워드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세할 경우) 1 vs 2의 수적 열세 놓이기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측면이 무너지고 결국에는 상대에게 계속해서 찬스를 내줄 수밖에 없다.
둘째. 중원 싸움은 숫자로 한다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종우는 “미드필더 싸움이라고 해서 숫자로 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는 멕시코와의 대결에서 수적 열세를 어떻게 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답도 아니다. 2명이 3명보다 많이 뛰고 더 능력이 뛰어나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2명보다 3명이 포진한 경우 경기를 지배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멕시코의 5-3-2는 좌우 윙백이 전진하면 3-5-2가 되면서 미드필더 숫자가 5명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중앙에 늘 3명이 서 있다는 점이다. 좌우 날개를 제외하면 중앙에 2명인 한국보다 늘 1명이 더 많다. 물론 이근호가 내려와 중원을 도우면 3 vs 3이 된다. 그러나 이근호가 내려오면 김신욱이 3명의 센터백에 고립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적절한 분배가 필요하다.
셋째. ‘멕시코의 베켄바우어’ 마르케스
멕시코의 5-3-2 포메이션에서 라파엘 마르케스를 때놓고 이야기를 할 순 없다. 그가 있기에 멕시코가 5-3-2부터 4-4-2, 4-3-3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해도 과언이다. 2000년대 중반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함께한 마르케스는 수비 전지역 커버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멕시코에선 2명의 센터백과 함께 스리백을 서거나, 공격시에는 포어 리베로처럼 앞으로 전진해 후방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또한 프리킥 능력도 뛰어나 세트피스에서 매우 위협적인 선수다. 한국이 멕시코를 압도하려면 반드시 마르케스를 압박해야 한다. 그를 자유롭게 놔두면 한국이 경기를 점유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시스템의 구조상 후방에 3명을 두는 멕시코가 볼을 점유하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티키타카로 유명한 바르셀로나 출신의 마르케스에게 볼을 소유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그를 가만히 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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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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