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마침내 2014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선수 25명이 확정됐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9일 좌완투수 앤드루 앨버스와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번엔 사뭇 다른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계약 내용. 한화는 앨버스와의 계약 내용을 연봉 70만 달러, 계약금 10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로 발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발표했고 이는 발표와 동시에 적용됐다. 그리고 첫 사례로 한화와 앨버스가 그 주인공이 됐다.
한화는 지난 해 대나 이브랜드를 영입하면서 총액 30만 달러에 영입했음을 공식 발표했지만 이브랜드의 전 소속팀인 볼티모어의 지역 언론에서 "한화가 이브랜드와 총액 90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히면서 의혹을 샀다. 이젠 한국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영입은 현지 언론에서도 관심을 받는 만큼 투명한 발표가 필수가 됐다.
그간 외국인 선수는 '30만 달러'란 상한선이 존재했다. 때문에 '연봉 25만 달러, 계약금 5만 달러 등 총액 30만 달러'란 공식 아닌 공식이 존재했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9방을 터뜨린 루크 스캇이 SK 와이번스에 입단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현실성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다.
프로야구는 올해부터 각 팀의 외국인 선수 보유수를 3명으로 늘렸다. NC 다이노스는 올해까지 신생팀 특혜를 받아 4명을 보유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 선수 영입 전쟁이 치러졌고 팬들의 대단한 관심을 받았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진 만큼 비현실적인 공식 발표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공식 발표와 또 다른 내용의 계약 조건이 존재한다면 이는 차후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여지가 있다.
외국인 선수와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지난 해 겨울 두산 베어스와 이혜천의 이면 계약 논란이 불거진 것은 교훈 삼아야 할 일이다. 이혜천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2년을 뛴 뒤 친정팀인 두산으로 돌아왔다. 해외 진출 선수가 국내 복귀시 다년 계약이 금지된다는 조항에 따라 두산과 이혜천은 1년 계약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4년 계약이었고 이면 계약상 마지막 해인 올해를 앞두고 이혜천이 NC로 이적하면서 그 문제는 수면 위에 올랐다. 이혜천은 올해 NC와 1억원에 연봉 계약을 했지만 두산과의 이면 계약 상으로는 올해도 연봉 3억 5천만원을 받기로 돼 있다. 두산은 차액을 보전해줄 것을 약속했다.
사실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한때 프로야구는 FA 선수의 다년 계약도 금지했던 때가 있었다. 잠시였지만 그들의 '1년 계약'을 믿는 자는 거의 없었다. 결국 FA 선수의 다년 계약은 환원됐다. 그러나 해외파 복귀 선수는 예외를 유지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해외에서 돌아오는 선수를 붙잡으려면 다년 계약이 필수"라고 토로했다. 선수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이면 계약을 강행하는 것이었다. 이 역시 지난 이사회를 통해 폐지됐고 앞으로는 국내 복귀 선수도 다년 계약이 허용된다.
비현실적인 규정은 '불법'을 야기한다. 마치 이것이 '관행'처럼 여겨지면 그것보다 위험한 것이 없다. 그리고 왜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따져야 한다. 지난 이사회에서의 결정과 더불어 앞으로도 좀 더 현실적인 규정 보완을 통해 투명하고 건강한 리그가 정착되길 기대한다.
[루크 스캇.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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