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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연아(올댓스포츠)의 올림픽 2연패 최대적수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도, 아사다 마오(일본)도 아니었다.
김연아가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서 기술점수 39.03점, 예술점수 35.89점을 획득하며 총점 74.9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의 1위는 일찌감치 예상됐다. 빙질, 러시아 홈 텃세 등이 걸림돌로 지목됐으나, 김연아의 아성을 뛰어넘을 정도로 큰 악재는 아니었다.
그런데 쇼트프로그램 상위권을 형성한 선수들을 보면 예상과 다르다. 애당초 소치올림픽 여자 싱글은 2연패가 유력한 김연아에게 아사다 마오(일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가 강력하게 도전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리프니츠카야는 한 차례 넘어지면서 점수가 크게 깎였고, 아사다 역시 트리플 악셀에 실패하면서 김연아를 끌어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김연아에게 가장 근접한 점수를 올린 선수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였다. 소트니코바는 기술점수 39.09점, 예술점수 35.55점을 받아 총점 74.64점을 기록했다. 김연아에 단 0.28점 뒤져 쇼트프로그램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기술점수 37.49점, 예술점수 36.63점을 받아 총점 74.12점을 기록했다. 김연아에 0.8점 뒤진 3위를 차지했다.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 모두 김연아와 그리 큰 격차가 아니다. 김연아의 강점이라던 예술점수에서 오히려 코스트너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게 놀라운 부분이다. 소트니코바는 기술점수에서 김연아를 앞섰다. 김연아가 기술과 예술 합계 점수에선 1위였지만, 세부적으로 두 부문을 떼어보면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의 연기는 깔끔했다. 두 사람 모두 눈에 띄는 실수가 없었다. 러시아에서 리프니츠카야에 이어 2인자인 소트니코바는 난이도를 대폭 낮춘 게 오히려 고득점의 원동력이 됐다. 코스트너 역시 난이도를 낮춰 김연아를 바짝 추격했다. 두 사람의 물 흐르는 듯한 연기에 오히려 심판들이 좋은 점수를 줬다.
김연아의 점수가 발표된 뒤 국내 중계진은 조심스럽게 “심판진이 김연아에게 점수를 인색하게 준 것 같다”라고 했다. 하지만, 트리플 악셀에 실패한 아사다는 55.51점으로 메달권에서 완전히 멀어졌고, 역시 연기 초반 넘어진 리프니츠카야도 65.23점으로 김연아와의 격차가 컸다. 적어도 심판진은 두 사람에겐 자비가 없었다. 물론 리프니츠카야의 점수는 실수에도 높았다는 평가가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김연아는 인색한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 속에서도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서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를 완벽하게 따돌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가 프리스케이팅서도 부담 없이 연기할 경우 결국 김연아의 가장 큰 적수가 될 전망이다. 물론 김연아는 세계 1인자다. 하지만, 돌 다리도 두드려보고 넘어간다는 심정으로 프리스케이팅에 임해야 할 것 같다. 항상 의외의 복병이 숨어있는 법이다.
[김연아(위), 소트니코바(가운데), 코스트너(아래).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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